◎제네바 4자회담 북측 농담섞인 대화 ‘수뇌부 의사’로 해석박정수 외교통상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남북대화 용의」를 보고한 직후 정부는 한때 발칵 뒤집혔다. 박장관은 이날 국무회의가 끝날 무렵 『중대한 문제가 있어 보고를 드려야겠다』며 해사졸업식 참석을 위해 자리를 뜨려는 김대중 대통령을 붙잡았다. 박장관은 『제네바 4자회담에서 북측 이근 차석대표가 유명환 북미국장에게 「가까운 장래에 남북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남북대화후에도 계속 4자회담을 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어왔다』고 보고했다. 국무회의석상인 만큼 이는 즉각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를 제의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대통령도 이에 『필요하면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고 답변했고 일부언론은 이를 긴급보도하는 등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 보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측이 통상 우리측을 떠보려는 상황에서 나온 하찮은 발언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아침 전화로 박장관에게 이같은 내용을 알렸던 유국장은 파문이 일자 『이차석대표가 비공식접촉에서 「가까운 시일내에 공식적인 남북대화를 할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꼭 4자회담을 해야돼」라고 말해 「4자회담은 해야지」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제네바현장의 이봉조 통일부 제1정책관도 『약간의 농담이 섞인 대화로 의미있는 발언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즉,국무회의석상에 긴급히 보고될 만한 내용이 전혀 아니었던 셈이다.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남북대화를 전담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소속도 아닌 과장급 외교관의 말을 북한수뇌부의 의사로 받아들인 것은 상식밖』이라고 지적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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