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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농그룹 사실상 와해 “도산행진 또 오나” 우려/미도파 최종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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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농그룹 사실상 와해 “도산행진 또 오나” 우려/미도파 최종부도

입력
1998.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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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도파가 17일 최종부도처리됐다. 지난해 5월 부도유예협약 적용후 대농그룹 계열사중 유일하게 정상화판정을 받았던 미도파는 16일 돌아온 171억원의 어음을 이날까지 막지 못해 최종부도처리됐다. 대농 계열사중 유일한 생존기업인 미도파가 쓰러짐에 따라 대농그룹도 사실상 와해됐다.◆왜 쓰러졌나

미도파는 지난해 8월 부도유예협약 종료후 채권단으로부터 대출 원리금상환 1년 유예혜택을 받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후 내수침체와 살인적 고금리로 극심한 자금압박을 받아왔다.

작년말부터 백화점매출은 평소 70∼80%선으로 곤두박질쳤고 신용판매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결제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으며 설상가상으로 부도유예협약에 불참했던 제3금융권이 미도파가 계열사에 선 채무보증상환 압박을 가해왔다. 이 때문에 미도파는 1월에도 1차부도 위기에 몰렸다가 서울 당주동 빌딩을 매각, 가까스로 도산위기를 넘긴바 있다.

미도파는 최근 은행권에 긴급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은행은 이를 거부했다. 미도파의 금융권여신은 은행 3,100억원, 제2금융권 2,150억원, 회사채 1,050억원등 총 6,300억원 규모이며 9,000억원대의 계열사 지급보증을 떠안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도파의 장래는

남은 길은 화의나 법정관리 뿐이지만 미도파는 화의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까다로워진 화의절차로 대기업의 화의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화의성사여부는 불투명하며 법정관리로 회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농 계열사중 (주)대농과 메트로프로덕트는 각각 법정관리 및 화의가 개시됐고 대농중공업은 법정관리를 기다리고 있으며 일부 주요계열사들은 매각이 끝났다. 대농그룹은 설립 33년만에 사실상 해체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한편 이날 영업을 중단했던 미도파는 19일부터 기존 대금은 분할상환하고 신규대금은 5일후 현금결제하는 조건으로 영업을 재개키로 했다.

◆연쇄도산의 시작인가

미도파 부도를 계기로 대기업 연쇄도산행진의 재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은행관계자는 『미도파는 협조융자대상이 될 수 없었다』며 『대기업 협조융자체제가 계속 가동되는 한 미도파 사태를 대기업 연쇄도산으로 연결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도파의 부도원인이었던 매출부진과 고금리는 모든 기업에 마찬가지다. 금리상승에 따른 경영압박이 3∼6개월후 현실화하는 점을 감안하면 미도파의 부도는 기업, 특히 유통업계에는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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