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내부동향 알려주며 신뢰감 심어/“북과 접촉하라” 이상행동에 관계 끊어「안기부 문서」에 나타나 있는 이중 공작원 「흑금성」의 대 국민회의 공작내용은 대부분 사실임이 17일 확인됐다. 흑금성의 「접선」 대상이었던 국민회의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렇게 밝히고 자세한 경위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6월께 이 공작원은 『나는 기관주변에서 일하는 사람이며 이름은 「미스터 박00」이다』고 소개하면서 접근했다. 국민회의측은 공작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안기부 내부인사를 통해 그의 존재가 확인되자 본격적인 접촉에 나섰다. 공작원은 수시로 안기부의 내부동향 등을 알려줌으로써 신뢰를 얻었다. 특히 오익제 월북사건이 터진후 『곧 오씨의 편지가 나온다』 『오씨가 직접 편지를 읽는 광경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북으로부터 올 것』이라는 등의 「북풍 예보」을 울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 관계자는 『그의 북풍 예보를 계기로 당내에 북풍대책반이 본격적으로 구성, 가동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작원은 『베이징(북경)에 사람을 보내 북한측과 접촉해 북풍을 일으키지 않도록 설득하라』 『DJ의 친필서한을 북한에 보낼 필요가 있다』는 등고 제안, 「본색」을 들키고 말았다. 국민회의측은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판단을 내리고 즉각 접촉을 끊어버리고 말았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신효섭 기자>신효섭>
◎흑금성은 누구인가/김정일과도 독대… 남북 양측 신임 두터워
「흑금성」은 누구인가. 그는 남북한 당국이 모두 인정하는 「이중간첩」이라는게 정설이다. 그는 북한 최고위층을 만나 지령을 받는 남한 사람이지만, 내막적으로는 안기부의 비밀공작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실제 흑금성은 김정일과 독대하는가 하면 주요 보고서가 안기부 최고위층에 올라가는 등 양측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흑금성은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일단 안기부측 사람이라고 봐야한다. 그는 충북 C고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선당시 야당에 접근할 때는 C고출신임을 부각, 친밀도를 높였다. 흑금성은 「Mr. 박」등 이름만해도 5∼6개인 여러 얼굴을 가진 사나이다. 베이징(북경)에 주재하는 한국 상사원들에게는 서울베이징북한을 오가는 사업가로 통할 정도로 그의 위장술은 수준급이었다는 평이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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