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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법 창시자 스포크 박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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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법 창시자 스포크 박사 별세

입력
1998.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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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표를 버려라. 아기가 먹고 싶어할 때 젖이나 우유병을 물려라』우리네 집안들을 뒤져보면 어느 구석에선가 가정상비약 상자와 함께 「스포크 박사의 육아법」 또는 「유아와 육아」라는 제목의 두꺼운 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 스포크식 육아법의 창시자인 미국의 소아과의사 벤저민 스포크 박사가 16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자택에서 숨졌다. 향년 94세.

그가 46년 「유아와 육아에 관한 상식」이란 제목으로 처음 세상에 내놓은 책은 제목만 바뀌면서 39개국 언어로 번역돼 5,000여만권이 팔렸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베이비붐 세대 부모들의 「성경」이 됐다.

그의 이론은 그때까지 의사들이 설파하던 거창한 의학적 육아법을 비웃으며 『아기를 존중하고 엄마의 본성을 믿으라』는 것이었다. 책은 의학계에서는 금서취급을 받을 정도로 비판을 받았지만 부모들에게는 복음이었다.

당시 의사들은 『아기를 안아주고 뽀뽀해주면 버릇이 나빠진다』고 육아법 강의를 했다. 그러나 스포크박사는 『많이 안아주고 자꾸 뽀뽀해 주라』고 가르쳤다.

비판자들은 그를 「버릇없는 응석받이 히피세대의 아버지」라고 불렀다. 실제 그는 67년 핵기술 개발과 월남전에 반대하는 국방부앞 시위행진을 지도하기도 했다.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은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고 비난했다. 그는 68년 6월 보스턴에서 청년들의 징병기피를 선동·방조한 혐의로 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 72년 대통령선거에는 국민당 후보로 나서 7만 5,000여표를 얻었다.

예일대학 조정선수로 올림픽팀에 끼여 금메달을 따기도 했던 그는 결혼­이혼­재혼했고 첫 부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었다. 생전에 자기 아이들에 대해서는 『뽀뽀를 자주 못해줬다』며 너무 엄하게 키웠다는 후회를 내비친 적이 있다. 장남 마이클은 현재 시카고대학 연구원이고 둘째 존은 건설회사 사장이다. 그런대로 성공한 「자식농사」인 셈인데 진짜 스포크식으로 키웠는 지는 알 길이 없다.<신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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