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냐” 적과 결탁 충격/국기 뒤흔들 사안… 여 핵심부 신중접근/안기부내 구세력의 물타기 의구심도북풍 공작의 내막을 기록한 안기부의 「대북 접촉동향보고서」라는 문서가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이 문서는 남북한 사이에 「북풍 커넥션」이 존재했으며 96년부터 지난해 대선때까지 구여권 등 정치권이 북한과 결탁, 북풍공작을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문서는 또 안기부가 지난 대선 당시 야당후보 진영에 공작원을 침투시켜 이들 후보진영의 불법적인 대북접촉을 유도했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치권이나 안기부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적국과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거래를 한 셈이 된다. 또 안기부가 야당후보들을 대북접촉이라는 「함정」으로 끌어들이려 했다는 사실은 안기부 쇄신의 당위성을 웅변해주고 있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북한이 북풍사건으로 국내 정치세력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북풍공작 커넥션은 국기를 흔드는 변란행위나 다름없다. 더욱이 과거 정권이 반공을 국시로 내걸며 이념문제로 숱한 인사들을 처벌했던 사실을 상기하면, 북풍공작 커넥션은 도덕적으로도 용인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처럼 사안이 중대한 만큼 여권 핵심부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 문건이 정치권의 북풍공작 혐의를 거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기부 구세력의 「물타기」 의도를 경계하고 있다. 안기부가 자신들의 북풍공작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정치권을 의도적으로 끌어들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안기부의 대북접선루트 노출, 남북관계의 악영향 등을 내세워 아예 조기 봉합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권 핵심부는 『큰 줄거리는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의혹을 철저히 규명, 안기부를 쇄신하고 정치권과 북한의 부도덕한 뒷거래를 뿌리째 뽑겠다는 입장이다. 이종찬 안기부장도 지난 주 후반 기존 감찰팀 대신 북풍과 무관한 정예요원 20여명으로 새 감찰전담팀을 구성,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고있다. 다만 조사후 진상이 드러났을 경우 사법처리의 수위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정치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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