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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 주체는 구 여권”/이대성 전 해외조사실장이 여에 문서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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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 주체는 구 여권”/이대성 전 해외조사실장이 여에 문서전달

입력
1998.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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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고위층 뒷거래,정재문 의원 북에 360만불 전달/북 내왕하던 안기부 특수요원,당시 야 침투공작도안기부 전해외조사실장 이대성씨가 여권에 전달한 「대북접촉동향보고서」라는 기밀문서에 96년부터 지난해 대선에 이르기까지 남한의 정치권과 북한 고위층이 북풍공작을 위한 거래를 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17일 밝혀져 일대 파문이 일고 있다.<관련기사 3·4·5면>

이 문서에는 특히 안기부가 지난 대선 당시 특수공작원을 김대중 국민회의,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 진영에 침투시켜 이들 후보진영이 불법적인 북한 접촉을 하도록 유도한 사실이 기록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문서는 안기부가 96년부터 지난 2월까지 중국 베이징(북경)에서 이루어진 국내 정치권과 북한 고위층의 북풍공작 거래를 취합한 기밀정보로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연루 정치인들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이종찬 안기부장으로부터 북풍공작 커넥션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안기부는 지난 주 후반부터 북풍과 무관한 정예요원 20여명으로 새 감찰전담팀을 구성, 북풍공작 커넥션의 존재여부 및 현금·식량 등의 제공여부를 추적하고 있으며 최근 일부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는 한나라당 정재문 의원이 지난해 11월20일 베이징에서 북한의 안병수 조평통위원장대리를 만나 360만달러가 든 것으로 보이는 가방을 전달하며 북풍과 관련한 협조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문서는 또 『총선 때 판문점에서 시위를 했듯이 하면 꼼짝못할 것』이라는 대목도 있어 96년 4·11총선 당시 북한군의 판문점 진입사건이 북풍공작의 일환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안기부는 북한에 위장포섭된 특수공작원 「흑금성」이 지난해 5월 밀입북해 받은 지령을 따르는 형식으로 97년 6월께 김대중, 이인제 후보 진영에 침투하도록 했다. 문서는 이 공작원이 지난해 10월 이인제 후보 진영의 조모씨와 함께 베이징을 방문, 북한측 인사들과 만나 대선에서의 협조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북한측은 조씨에게 ▲김대중 후보 측근의 대북접촉동향 ▲오익제씨 인터뷰내용이 담겨있는 비디오테이프 등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했으나 11월말 대선판세가 유동적으로 변하면서 양측의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돼 있다.

흑금성 공작원은 97년 9월말 국민회의에도 접근, 북풍에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 신뢰를 얻은 후 ▲베이징에 밀사를 파견하거나 ▲김대중 후보의 친필메모를 요구하는 등 대북 불법접촉을 유도했다가 거절당했다.<유승우·이영성 기자>

◎정재문 의원 “터무니 없다”

한나라당 정재문 의원은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북풍공작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정의원은 『베이징(북경)방문시 안병수가 찾아와 만난 적은 있으나 그에게 거액을 제공하며 북풍을 부탁했다는 얘기는 터무니 없이 날조된 주장』이라며 일부 언론이 자신과 한나라당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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