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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협상 서둘러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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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협상 서둘러라(사설)

입력
1998.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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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의 목을 죄는 살인적 고금리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과연 몇이나 될까. 국제금리의 3배나 되는 높은 금리를 감수한다는 것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부도를 막아 우선 버티고 보자는 것이지 정상적인 기업 경영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국내기업 총부채가 1,000조원으로 추산되는 현실에서 요즘같은 초고금리가 방치되고서는 경제회생은 커녕 기업이 먼저 고사할 수밖에 없다.아무리 좋은 양약도 환자가 치유되기도 전에 죽게 만들면 독약이다. 외환수급의 안정에는 아직도 불안요인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환율안정을 전제로 한 금리의 단계적 인하에 집착하는 IMF의 처방은 한국 금융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진단한 결과로 보기 어렵다. 고금리로 기업부실이 더욱 악화되고 도산이 속출하면 금융의 구조개혁도 더욱 어려워지고 내수침체를 확산시켜 산업기반마저 붕괴시키게 된다. IMF의 고금리 강요는 실제로 우리 경제에 이런 결과만 증폭시켜 왔던 게 사실이다.

외국의 저명한 전문가나 학자들도 같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세계은행(IBRD)의 스티그리츠 수석부총재, 스탠퍼드대학의 라우 경제정책연구센터 소장등도 아시아 금융위기국에 대한 IMF의 획일적인 고금리 처방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고금리가 IMF의 생각대로 외자유입을 가속화하고 예금의 획기적 증대로 이어져 환율과 물가안정에 기여하기보다는 산업기반의 와해부터 앞당겨 장기불황의 정착과 외채상환 능력의 상실을 먼저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더 높다.

외채상환연장 협상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이 시점에서 정부는 IMF를 설득하여 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한국경제가 무너진 후에 IMF가 무엇을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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