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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문서’ 믿을만 한가/첩보·정보 섞여있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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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문서’ 믿을만 한가/첩보·정보 섞여있는 수준

입력
1998.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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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의도·배경싸고 논란안기부 문서는 어떻게 만들어져 어떤 이유로 외부로 흘러 나왔을까. 이 문서의 신뢰도는 어는 정도일까.

우선 문서의 성격에 대해서는 안기부 내부의 상급자 보고용이라는데 이론이 없다. 베이징(북경)의 안기부 요원들이 국내에 보고해 온 사항들을 이대성 해외조사실장이 취합, 부장 등 상급자들에게 보고한 문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용이 정제돼 있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 점에 비춰 부장 등 최고위급 인사에게 직접 올라간 「고급 문서」일 것이라는 얘기다.

다음으로 보고내용의 신뢰도에 대해서는 『정확성은 따져봐야 하지만 개연성은 충분히 인정되며 사실성의 정도가 낮은 첩보와 사실에 보다 근접하는 정보가 뒤섞여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안기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전제아래 『문서내용의 진실성은 충분히 검증해 봐야 한다』면서 『그러나 문서의 수준이나 보고대상 등에 비춰볼 때 사실성은 무척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내용의 사실여부 규명이 무척 어려워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이 일방 당사자인데다 최고 비밀인 대북 공작을 공개 규명하는 데에는 여러 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서의 유출 의도와 배경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많은 여권 인사들은 『북풍관련 의혹을 안기부에서 구여권 등 정치권으로 돌려 전직 안기부 고위층으로 집중되고 있는 화살을 피해 보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대성 전실장이 문서를 전달하면서 『우리는 억울하다』고 말한 것이 좋은 근거이다. 문서에 전 안기부 고위층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여러 북풍사건들은 일절 언급되지 않고 있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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