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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계열사 ‘급전 경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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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계열사 ‘급전 경영’ 심화

입력
1998.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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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차입금 비중 자본금대비 평균 8.8배 달해/30사는 20배넘어… 고금리 따른 연쇄도산 우려「자본금 1,000억원에 1년내 갚아야 할 빚은 8,800억원…」

30대 재벌 계열상장기업들이 1년동안 빌린 단기차입금 규모가 평균적으로 자본금의 8배를 넘어설 만큼 「급전」을 통한 차입경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재벌계열사들이 직접금융,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현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서 고금리 등에 따른 연쇄도산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재벌 단기차입 의존 심화 16일 증권거래소가 611개 상장기업의 95, 96 회계년도 사업보고서의 현금흐름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까지의 96회계년도에서 30대그룹 계열사들의 자본금 대비 단기차입금(누적액 기준) 비중이 평균 8.8배에 달했다. 30대그룹상장사들의 평균자본금이 1,00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별로 9,000억원 정도를 단기차입금으로 끌어쓰고 있는 셈이다.

이는 자본금 대비 단기차입금 비중이 6배였던 95회계년도보다 46%가 늘어난 것으로 재벌들의 차입경영 의존도가 심화하는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30대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일반기업의 자본금 대비 단기차입금은 95, 96회계년도에 각각 4.4배와 5.9배인 것으로 나타나 재벌 계열사의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일반기업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단기차입금은 1년이내에 다시 갚아야 할 빚으로, 단기차입금이 늘어날수록 금리변화, 금융권의 자금회수 등의 환경변화에 따라 도산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30대그룹 계열 상장사들은 특히 주식발행, 차입 등으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단기차입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95, 96회계년도에 각각 60.87%, 65.41%로 증가추세를 보여 자금운용의 위험성이 급증하고 있다.

◆단기차입금이 자본금의 20배 넘는 회사도 수두룩 개별기업의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더욱 충격적이다. 30대그룹 상장사 중 단기차입금총액이 자본금의 20배를 넘는 기업은 무려 30개사. 제일모직의 단기차입금은 자본금의 97.83배로 가장 높고, 고려개발과 고합도 각각 81.48배와 76.81배로 위험수준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이 단기차입금중 일부는 갚아 실제 차입금잔고는 이보다 적을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단기차입금 규모가 워낙 크고 빚을 내서 빚을 갚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금 가득능력은 낙제점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심화하고 있으나, 영업 투자 재무활동 등을 통해 현금으로 벌어들이거나 끌어온 자금이 기업별로 평균 60억원의 적자(96회계년도)를 내 재무상황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이는 평균 1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일반기업보다도 뒤처지는 것이다.

결국 단기차입금은 급증하고 현금가득능력은 처지고 있는 재벌들의 부실경영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자초한 셈이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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