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물갈이 전망포항제철이 17일 정기 주주총회를 갖고 유상부(56) 전 포철 부사장을 회장으로, 이구택(52) 포항종합제철소장을 사장으로 선임한다.
정부가 포철의 새 경영진으로 유상부이구택 체제를 택한 의미는 복합적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은 공기업에 대한 새 정부의 개혁의지다. 김만제 회장은 현재 세계철강협회 회장이고 임기가 2000년 3월까지인데다 지난해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7,290억원의 순익을 내는등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
정부는 그러나 김회장을 경질, 공기업에 관한한 경영성과보다는 개혁에 무게를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500여 공기업 경영진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예상된다.
이번 경영진 교체는 또한 자민련 박태준 총재의 명예회복을 의미한다. TJ는 YS 정부 출범이후 뇌물수뢰혐의로 고발되는등 「포철을 사유재산화 했다」는 불명예와 함께 93년 포철을 떠났다. 그러나 이번에 자신과 함께 뇌물수뢰혐의를 받고 물러났던 유전부사장을 회장으로 복귀시킴으로써 명예를 회복한 것이다. 이번 포철 경영진은 12일 김대중 대통령과 TJ의 독대에서 김대통령이 TJ의 건의를 100%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또 포철이 더 이상 정치바람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TJ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에는 TJ와 함께 물러났던 황경로 전 회장, 박득표 전 사장, 이대공 전 부사장등 이른바 포철OB 맴버들이 대거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포철이 TJ 개인 것인가』라는 강한 반론도 있었다.
이를 감안, 결국 유전부사장 한명만 경영에 복귀했다. TJ측근 관계자는 『14일밤 TJ와 OB들의 모임이 있었다』며 『이 자리에서 TJ의 간곡한 당부가 있었고 OB들도 살신성인하는 마음으로 포철을 적극 돕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번 경영진개편으로 포철에는 공채시대가 본격 열렸다. 신임 이사장은 공채1기로 입사해 줄곧 포철 요직을 두루 거친 전형적인 포철맨이다. 후속인사에서도 공채들이 경영 전면에 포진하게 될 전망이고 인력의 대대적인 물갈이도 불가피할 것 같다. TJ에게 직언을 잘하기로 유명했던 유회장이어서 인사나 경영면에서 개혁의 폭과 강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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