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달라지고 있다.변화는 이해찬 장관이 주도하고 있다. 이장관은 취임직후 간부들에게 자유토론회를 제안하면서 『관심있는 과장들까지 참석하라』고 이례적인 주문도 했다.
이렇게 해서 마련된 토론회에서 이장관은 『「교육개혁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를 주제로 얘기해봅시다』고 서두를 꺼낸 뒤 참석자 전원에게 의견제시를 요청했다. 당황한 일부 간부들이 소관업무 소개에 그치자 이장관은 난데없이 경험담을 꺼냈다.
『제가 6·10항쟁을 주도했을 때 진압경찰 선두에 신참들을 배치하는 것을 알고 고참들이 몰린 뒷부분을 치니까 불과 5분만에 사분오열로 흩어졌습니다』 사안을 정확히 파악한 뒤 정곡을 찔러 이야기하라는 비유다.
이장관은 이런 모임을 일주일에 한 번씩 갖겠다며 『사무관이라도 정책방향이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거리낌없이 찾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년퇴직과 명예퇴직이 생기는 6월말께 인사를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슬쩍 내비치기까지 했다.
이것 뿐이 아니다. 이장관 집의 팩시밀리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숱한 교육현장의 목소리는 송곳같은 질문으로 바뀌어 시도 때도 없이 간부들에게 꽂힌다.
이렇게 되자 교육부 간부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심야퇴근이 일상화했을 뿐더러 부하들에게 시키던 일들을 직접 챙기며 고민하는 간부들이 늘어났다. 『맡은 업무를 완벽하게 파악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뎌낼 도리가 없다』는 위기감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
적당주의에 젖어온 관료사회에서 교육부의 이같은 변화는 분명 자극제가 될 것이다. 간부를 포함한 직원 모두가 정책개발에 머리를 싸매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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