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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모으기’ 백화점 상술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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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모으기’ 백화점 상술 악용

입력
1998.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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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롯데·신세계 등 현금대신 한때 상품권지급 소비자 항의 빗발/보상가도 은행보다 낮고 다이아몬드 값은 천차만별일부 대형백화점들이 국난극복 금모으기 행사를 판촉전략으로 악용,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 백화점들은 금모으기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자사 상품권을 보상금으로 주는가 하면 금융기관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현대 롯데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은 1월 금모으기 행사를 벌이면서 매입대금으로 돈쭝당 5만원짜리 상품권을 주다 시민단체들의 항의를 받고 중단했다.

1월8일부터 금모으기를 시작한 현대백화점은 고객과 백화점 임직원들이 기탁한 415㎏중 101㎏(2만7,000돈쭝)을 돈쭝당 5만원짜리 상품권으로 교환해줬다. 현대백화점에서 돌반지 4개를 기탁하고 20만원어치 상품권을 받은 김모(34·강남구 압구정동)씨는 『최근 금소매시세가 돈쭝당 6만원을 넘었고 은행권보상액이 5만8,000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유명 백화점들이 서민들의 애국심을 상술로 이용해 매우 불쾌했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의 다이아몬드모으기행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보상액이 기존구입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가 하면 백화점마다 감정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환차손을 감안하면 보상가만 받으면 엄청난 손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본사 취재진이 13일 5부6리짜리 다이아몬드를 현대백화점 두곳에 감정 의뢰한 결과 4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국제보석감정기준인 GIA에 입각한 감정서까지 첨부된 250만원짜리 다이아몬드(97년 11월 구입가)를 본점은 192만5,000원, 무역센터점은 155만원으로 감정했다. 한 감정전문가는 『다이아몬드 감정가격은 감정전문가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이처럼 큰 차이는 있을 수 없다』며 『가격을 후려쳐 헐값에 매입, 비싸게 팔려는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특히 귀금속업계에 따르면 현재 100여명의 외국 보석상이 대거 국내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석감정업계 관계자는 『이들 외국 보석상중에는 다이아몬드모으기를 벌이고 있는 일부 백화점등에 총액기준 2∼5%를 사례금으로 주겠다는 제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곽근 회장은 『다이아몬드 등을 외국보석상에 헐값에 넘긴 뒤 다시 수입해 오려면 더 비싼값을 치러야 한다』며 『애국심을 빙자한 일부 백화점의 다이아몬드모으기는 중지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정진황·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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