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업무보고 앞두고 ‘모범답안’ 골몰과천종합청사가 자정이 넘도록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장관집무실까지 밤늦도록 불이 환하다. 16일부터 시작되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두고 각 부처마다 「토론과외」 공부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 부처는 우선 간결하고 토론형식에 맞는 보고자료를 작성하느라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1일 토론형식으로 열린 경제대책조정회의 자료가 모범답안이다. 각 부처들마다 모범답안에 맞게 형식과 내용을 담는 것이 수정작업의 골자다.
무역수지흑자와 외자유치 에너지효율화등을 보고내용으로 담을 산업자원부의 경우 ▲의미와 문제제기 ▲기본개념 ▲예상과정 ▲대책보고 및 토론대비등을 골격으로 하고있다.
15분의 보고시간에는 골자만 간략하게 정리한 뒤 토론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산자부의 경우 김대중 대통령과의 토론에 익숙한 박태영 장관이 직접 자구나 표현방법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11일회의 자료가 너무 길었다는 판단에 따라 보고문안을 짧게 다듬고 있다.
관계자들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토론대비. 각 부처에서는 보고에 참석할 주요 간부들이 모두 밤늦게까지 남아 보고이후 예상되는 질문과 답변 연습에 분주하다. 김대통령이 보고나 답변도중 기본적인 수치에 대해 질문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채구조나 상환일정, 수출입전망, 에너지수입구조와 절감예상치등 기본적인 수치를 암기하는 것도 간부진들의 주요 과외내용이다.
김대통령은 16일 재정경제부를 시작으로 26일까지 17개 부와 2개 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 부처별 업무보고는 장관이 청와대에서 보고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각 부처를 방문, 보고를 받는 「현장보고」형태로 진행된다. 「방문업무보고」는 박정희 대통령시절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공무원들은 『뭔가 다르다』는 반응들이다.
공무원들의 관심이 업무보고에 쏠리고 있는 또다른 이유는 대통령과 장관의 보고및 지시내용이 각 부처 사내방송을 통해 중계되기 때문. 공무원들에게 바로 평가가 내려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이종재·김광일 기자>이종재·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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