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트 바르도는 보신탕 애호가들에게 부담스런 인물이다. 이 프랑스 여배우는 나이가 들어 동물애호가로 변신한 후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개고기 판매를 금지시켜 달라는 편지를 보낸 적도 있다. 그런데 지난 해 가을에는 프랑스인들도 독일 조류보호단체의 비난 대상이 되었다. ◆독일쪽 성명에 따르면 자국 제비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프랑스인에게 요릿감으로 남획되는 바람에 멸종위기에 있다는 것이다. 약 3백만쌍의 독일 제비가 프랑스로 날아가면 1백만쌍 이상이 없어질 것이라면서,「학살주범」으로 보르도시장인 알랭 쥐페 전 총리를 지목했다. ◆개고기를 먹는 것이 제비를 잡아 먹는 것보다 문명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문화는 지역마다 특성이 있으며,그것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필자는 도쿄(동경)에서는 말고기를,중국 둔황(돈황)에서는 낙타요리인 「실크 로드」를 맛본 적이 있다. 맛은 모두 그저 그랬다. ◆그런데 정말 우리 식탁이 몬도가네식 메뉴로 꾸며질 판이어서 걱정이다. 지난해부터 타조 수입이 개방된데 이어,호주산 캥거루도 머지않아 우리 식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캐나다 태국은 물개고기,악어고기의 수입개방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이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인이 몸에 좋다면 가리지 않고 해외로 야생동물을 먹으러 나가는 것으로 소문나 있고,국제통상 관행상 개방을 거부만 할 수도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쓴 쓸개를 핥으며 경제회생을 다짐해야 할 시기에 캥거루 악어등의 고기를 맛보게 생겼다. 일부 졸부들이 심은 그릇된 이미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보여주는 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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