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2일 4·2 재·보궐선거 출정식을 겸한 대구 달성과 경북 의성지구당 개편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의 초점은 대선 패배이후 처음으로 정치행사에 동석한 조순 총재와 이회창 명예총재의 일거수 일투족에 모아졌다.4월 전당대회의 지도체제 개편방향을 둘러싼 두 사람의 갈등과 경쟁양상 때문이다. 조총재는 당의 총재로서, 이명예총재는 달성 보선의 후보로 공천된 박근혜씨를 영입한 장본인으로 대회에 동행했다.
조총재와 이명예총재의 격려사는 역시 현안과 무관하지 않았다. 조총재는 자신의 지도력을 부각하며 「조순체제」의 당위성을 암시했고, 이명예총재는 대여 선명성과 강력한 대권 재도전의지를 피력하는 것으로 「대안」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조총재는 『대선패배 직후에는 당이 곧 깨질 것이라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80일이 지난 지금 당은 충격에서 벗어나 면모를 일신하고 건전야당의 틀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 뒤 『이런 당의 모습이 든든하지 않느냐』며 청중의 박수를 유도했다. 그는 이어 『나는 총재로서 당의 갈 길을 앞장서 열고 당원에게 봉사하는 것이 소원』이라며 은근히 지지를 호소했다.
이명예총재는 『여당은 한 사람을 총리에 임명하기 위해 정치를 마비시킨 채 오기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북풍수사를 하면서 우리당 의원이 연루돼있다고 억지주장을 펴는 등 「무서운 정치」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여권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영원히 진 것이 아니며, 5년후에는 반드시 정권을 되찾아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 두 사람과 함께 대회에 참석한 의원들의 분포에서는 이명예총재계가 조총재측을 압도했다.
이명예총재측에서는 대구·경북 출신외에도 양정규 신경식 하순봉 백남치 김영일 박성범 이국헌 황우려 의원 등 20여명이 세를 과시해 이명예총재의 일선복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대구=유성식 기자>대구=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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