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최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고스톱 화투판을 벌인 사실이 12일 알려져 파문이 일고있다.의원들이 간혹 의원회관에 모여 심심풀이로 고스톱을 치는 일은 국회 주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 하지만 이번 파문은 국회 회기중에, 그것도 온국민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시점에서 불거져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정치권이 국가위기극복에 오히려 장애가 되고 있다는 비난이 더욱 거세질 것 같다.
한나라당의 고스톱 멤버는 어림잡아 10여명 정도. 수도권의 K, S, L의원과 경북의 K, L의원 등이 자주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의원들은 점당 1만원씩의 거액 고스톱판을 회관 방을 옮겨 다니며 벌여 왔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고스톱 파문이 터지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애매모호 하게 이니셜만 쓰지말고 아예 실명으로 보도하라』고 도매금으로 매도되는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추경예산안을 총리임명동의등 정치현안과 분리처리키로 결정, 국회정상화 노력에 대한 여론의 호응을 기대하던 참에 고스톱사건이 터져 나와 더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국민회의 A의원과 자민련 L의원 등도 고스톱을 즐긴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민회의에서도 개탄과 우려의 목소리가 드세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에서 도박파문이 터졌기 때문이다.
임채정 정세분석실장은 『정치권이 지탄이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겠다』고 혀를 찼고, 이협 연수원장은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고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했다.
유재건 부총재는 『이게 어디 한나라당만의 문제일 수 있겠느냐. 정치권 전체의 문제』라며 도박파문이 의원 품위손상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자민련은 『김종필 총리서리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를 거부, 정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어놓고 뒷전으로는 도박판이나 벌였다니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고스톱으로 국정을 논하느냐』고 비난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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