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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과목 더 줄여도 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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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과목 더 줄여도 된다(사설)

입력
1998.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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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98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과목을 네 과목 줄이고, 특차모집 기간을 9일에서 35일로 늘린 것은 수험생의 부담을 덜고 대학 자율권을 늘리는 조치로 환영할 만하다. 더욱 다행인 것은 폐지론까지 나돌던 수능시험을 존속시켜 대입제도 골격의 변화 없이 점진적인 개선으로 방향을 잡은 점이다.사실 수능시험 과목 축소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측정하는데 고교 전 교과목에 해당하는 13∼14과목의 시험을 부과할 필요는 없다. 적성에 맞지않고 흥미도 없는 과목을 단지 대학에 들어가려는 한가지 목적으로 암기하듯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가. 대학입학 후 전공학문 공부에도 별 도움이 되지않는 과목들을 시험과목에 포함시킬 이유는 없다. 인문·예체능계 학생에게 수학 두 과목과 과학Ⅱ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마찬가지로 자연계 학생에게 정치·경제, 사회문화, 세계사, 세계지리, 국사, 국민윤리, 한국지리 등 사회과목 모두를 테스트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면에서 필수와 선택과목을 구분해 계열에 따라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과, 수리·탐구 과목의 표준점수제를 채택해 과목별 난이도 차이로 인한 불이익을 덜어주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2학기 개학과 동시에 특차모집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빠듯한 전형일정으로 허둥대던 대학에 큰 여유를 줄 것이다. 수능성적을 전형자료로 삼지않고 생활기록부 등을 참고해 특기자를 뽑을 수 있게 한 것도 큰 발전이다. 각 대학들은 즉각 어문학 수학 과학 컴퓨터 등의 특수재능 보유자를 많이 뽑고 교장추천입학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으로 이 제도를 반기고 있다.

국민은 공평하고 합리적이고 다양한 선발제도를 전제로 수험생의 부담을 더욱 줄여주기를 원한다. 그래야 과외의 요인이 줄어들어 사교육비 부담도 덜 수 있다. 지금의 수능시험 과목을 더 줄일 여지는 없는지도 검토해 봐야 한다. 아울러 수능시험의 난이도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교육현장의 동요를 막도록 노력해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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