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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피격설?/워싱턴=신재민(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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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피격설?/워싱턴=신재민(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8.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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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미 국무부에 얼토당토않은 내용의 문의전화가 걸려 왔었다고 한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암살기도가 있었고 그 배후인물은 김종필 총리서리라는 얘기가 있는데 맞느냐』는 것이었다. 평소 국무부에는 각종 루머를 확인하려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특히 아시아를 담당하고 있는 파트에는 「중국의 덩샤오핑(등소평)이 사망했다」 「평양에서 쿠데타가 발생, 김정일이 감금됐다」는 등의 문의전화가 단골이 되어왔다.한낱 해프닝에 불과했지만 국무부에서는 당시 몇몇 언론에 보도됐던 「평양 총격설」이 와전되면서 「DJ 피격설」로 둔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평양시내에서 총격전이 있었다』는 소문이 『쿠데타가 일어나 김정일이 피격됐다』고 바뀌었고 다시 「북한(North Korea)」이 「남한(South Korea)」으로 잘못 발전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국 사정에 그리 밝지않은 외국인의 눈에는 모두 다같은 「김(Kim)」이었으니 착각을 일으킬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화를 걸어온 곳은 뉴욕 월가로 알려졌고 비록 황당무계한 소문이었지만 한때 월가에 이런 말이 나돌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스위스계 은행쪽에서 처음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는 소문이 유럽시장에 돌면서 잠시나마 주식시장에까지 그 영향이 미쳤던 때였다. 더욱이 아시아의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계가 아시아쪽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터였다.

그냥 우스개로 흘려버릴 수도 있으나 그만큼 월가의 펀드 매니저들이 한국 뉴스에 신경을 쓰고 있다니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원래 월가는 한국에 대한 독자적인 정보활동을 거의 하지않았다고 한다. 월가에서 거래되는 물량중 겨우 1.5%만이 아시아 시장과 관련된 것이고 그중에서도 한국으로 가는 물량은 더욱 적을테니 그럴 법한 얘기다. 요즘 월가의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의 신문들을 샅샅이 훑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기사는 물론이고 정치해설까지 빼놓지않아 새 정부의 첫 내각에 대해서도 정확한 파악을 하고 있다. 재경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은행장들을 모아놓고 엄중문책의 엄포를 놓았다는 뉴스를 보고 『아직 관치금융에서 벗어나려면 멀었다』는 분석을 할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과거에는 한국의 상황변화가 외국인 투자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리얼 타임(Real Time)」으로 반영되고 있다. 돈줄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이처럼 한국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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