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백정구세주 공방속 칠레 종신상원의원 취임칠레의 살아있는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2)가 10일 군참모총장직을 사임하고 11일 종신 상원의원에 취임하며 울었다. 그는 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참모총장 이임식에서 『헌신과 충성, 그것을 통해 나는 조국에 봉사했다』고 연설했다. 『이제 군은 자랑스럽게 임무가 완성됐다』는 대목에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행사장 주변의 시위대를 해산해야 했고 국회의사당에는 재야 출신 의원들이 「살인자 출입금지」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피노체트는 군생활 65년중 25년간 군참모총장이었고 그 25년중 17년은 대통령도 겸임했다. 73년 8월23일 살바도르 아옌데 민선대통령에 의해 참모총장에 임명됐지만 19일만에 쿠데타를 일으켜 사회주의정부를 전복했다.
연설에서 그는 쿠데타에 대해 『당시 칠레는 스스로를 파괴하는 길로 가고 있었다』며 『우리는 나라를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재건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그의 철권통치 기간에 3,197명이 처형되거나 실종됐다는게 칠레의 공식통계다.
그가 「남미에서 가장 잔인한 독재자」라는 별명을 얻는 동안 칠레는 「남미 경제성장 모범국」이란 타이틀도 땄다. 지금도 외국인 여행자들로부터 『공무원 청렴도 세계 1위』라는 말이 나온다. 89년 대선에서 패배한 피노체트는 헌법을 고쳐 자신의 참모총장 임기를 98년 3월까지 연장하고 퇴임후에는 종신 상원의원을 보장하게 만들었다.
의회에서는 그를 「인간백정」으로 부르는 의원들과 「칠레의 구세주」로 부르는 의원들 사이에 연일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신윤석 기자>신윤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