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 취임사서 고정환율제 강행 시사/일도 차관연기 표명/위기치유 비관적인도네시아 경제위기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7선에 재선된 수하르토(76) 대통령은 11일 취임사에서 전국민적인 단결과 고통분담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 25년간에 걸친 경제발전은 끝장났으며 앞으로 수년간 내핍생활이 요구된다』며 『국민 전체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변화로 가득찬 시대를 통과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빠르거나 상상을 초월하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또 IMF의 압력에 맞서 모종의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해 고정환율제 도입을 시사했다. 「벼랑끝 전술」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수하르토의 특별보좌관 스티브 행키 미 존스홉킨스대 경제학과 교수도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하르토 대통령이 고정환율제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수하르토의 반발에 맞서 인도네시아에 자금 지원을 연기했으며 일본도 200억엔(1억5,700만달러)에 달하는 차관집행 연기를 시사했다. 이는 부실금융기관 정리,특권층에 대한 각종 이권 폐지, 불요불급한 대형공공사업 정리 등을 골자로 한 IMF 개혁 프로그램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에는 비관적인 조짐만 나타나고 있다』(마크 브라운 IBRD 대외담당 부총재),『고정환율제를 추진하면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스탠리 피셔 IMF부총재) 등 인도네시아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낮은 외환보유고가 인도네시아 파국의 도화선이 될지 모른다는 지적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인도네시아 외환보유고가 3월 현재 163억달러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100억달러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음이 다급해진 인도네시아는 바차루딘 하비비 부통령을 이달 중순 차관을 지원받기 위해 일본에 급파하고,고위급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IMF와의 마찰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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