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통혼례에 비춰본 현대식 혼례의 문제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통혼례에 비춰본 현대식 혼례의 문제점

입력
1998.03.12 00:00
0 0

우리 전통 혼례는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음양이 조화를 이루듯 남녀가 몸을 합하는 것이 혼인이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이때문에 사소한 듯 보이는 행동에도 철학이 담겨있다. 김득중(68) 한국전례연구원장은 『생활방식의 변화에 따라 가마 대신 차를 타고 한복 대신 양복을 입을 수는 있지만 정신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며 『가마와 한복보다 이런 정신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원장이 지적하는 요즘 결혼식의 문제점을 살펴보자.1.혼인을 낮에 치른다

전통혼례는 반드시 저녁에 치렀다. 남녀가 몸을 합하는 것이 혼인이므로 양과 음이 교차해서 서로가 평등한 시간이 혼인을 치르기 가장 좋은 때이다. 해뜰 때와 해질 때가 있지만 이중에서 첫날밤을 치르기에 가까운 저녁때를 잡아 혼인을 치렀다.

2.혼인서약을 한번만 하고 만다

전통혼례는 「삼서정신」을 지켜 천지신명과 부모,배우자에게 한번씩 세번 혼인서약을 했다. 첫번째 서약인 「서부모례」의 경우 신랑은 혼례장소인 처가집으로 떠나기 전에,신부는 신랑이 도착하기 전 부모에게 드렸다.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혼인해서 잘 살겠습니다」는 뜻. 하늘과 땅을 놓고 천지이치를 따르겠다는 「서천지례」는 혼례중 첫 잔을 들었다가 놓는 것으로 표현했다.

배우자에게 서약하는 「서배우례」는 두번째 잔을 반은 마시고 나머지 반은 서로 교환하여 마시는 것으로 표현했다. 현대 결혼은 이 가운데 「서배우례」만 약식으로 하고 만다.

3.예식을 마치자 마자 폐백을 한다

원래 폐백은 첫날밤을 치르고 지아비 지어미가 된 부부가 장인 장모와 시어른께 인사를 하는 것. 사위의 폐백도 있다는 점에서 역시 철저히 남녀평등적이다. 사위는 첫날밤을 치른 처갓집에서 아침에 장인 장모에게 절을 한다. 이때 옷감을 어른께 드리는 데서 폐백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며느리는 시집으로 들어와 시부모께 절하는 것이 폐백. 이때 시아버지께는 대추와 밤을, 시어머니께는 육포를 드린다.

대추는 동쪽을 상징해서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인다는 뜻이며 밤은 서쪽을 상징해서 두려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어른을 모신다는 뜻이다. 육포는 정성을 들이는 음식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성들여 모신다는 뜻을 상징한다. 폐백은 첫날밤을 치른 뒤 올리는 것이므로 예식장에서 곧바로 하는 폐백은 『우리는 벌써…』라는 뜻이므로 민망하기 짝이 없는 짓이라고 한다.

4.폐백때 며느리가 어른들께 잔을 올린다

전통은 대추 밤 육포등을 받은 시부모가 답례로 며느리에게 잔을 내렸다. 여염집 규수는 원래 술잔을 치지 않았다고 한다.

5.신랑이 주례 오른 쪽에,신부가 주례 왼쪽에 선다

전통격식은 음양을 맞춰야 한다. 원래 주례자의 왼쪽이 동쪽, 즉 양이므로 신랑이 서야 한다. 오른쪽은 음이므로 신부 자리이다. 이것을 거꾸로 하면 귀신을 위한 격식이 된다.<서화숙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