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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쫓겨날라” 갈 자리 마련해두자/직장있는 구직자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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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쫓겨날라” 갈 자리 마련해두자/직장있는 구직자 는다

입력
1998.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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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따라선 신청자 50% 넘어/생계고통 실직자에 “아픔 가중”3월말까지 실업자가 1백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등 고용불안이 확산되자 어엿한 직장을 가진 직장인까지 구직전선에 나서 이른바 「직장인 구직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이미 실직해 새 직장을 찾는 구직희망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11일 구인업체와 인력은행 등에 따르면 최근 이곳을 찾는 구직희망자 가운데 중견기업이상의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급증, 업종에 따라서는 구직희망자의 절반을 넘고 있다.

이같은 직장인의 구직붐은 혹시라도 닥칠지 모를 해고에 대비, 미리 안전장치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대량실업사태가 현실화한 뒤에는 구직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리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최근 유망 중소정보통신업체의 사원모집에는 대기업계열사에 근무하는 전직희망자들이 대거 몰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의 인력대이동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소통신업체 D사의 경우 1월말 모집한 경력사원 지원자 7백여명중 50%가 중견기업과 대기업에 적을 둔 사람이었다. 이 회사 인사팀 관계자는 『복지나 처우, 급여수준 등이 대기업과 큰 차이가 나는데도 화려한 경력소유자들이 대거 지원해 놀랐다』며 『중소업체로서는 요즘이 고급기술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또 무선호출기 등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P사의 연구경력사원 공채에 지원한 5백여명과 최근 M사의 휴대폰기술연구원 공채지원자 1천여명 중에도 유수한 대기업 사원과 현직연구원들이 20%이상을 차지했다.

30대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과장급이상, 상장기업의 부장급 이상, 사무관급이상의 공무원 등 고급인력의 구직을 알선하고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 고급인력정보센터측도 이곳을 찾는 하루 30∼50명의 구직희망자 가운데 30%가량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J은행 김모(40)과장은 『1차 감원에는 살아남았지만 언제 또다시 감원선풍이 불어닥칠지 몰라 불안한 심정』이라며 『일단 경총의 고급인력정보센터에 구직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L그룹 송모(39)과장도 『전문기술이 없는 일반 사무직의 경우는 재취업 가능성이 낮아 많은 동료들이 틈틈이 새직장을 찾아나서고 있다』고 털어놓았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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