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엉거주춤’ 보건복지부/김상우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엉거주춤’ 보건복지부/김상우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3.11 00:00
0 0

『이제 일 좀하게 해주세요』새 정부가 출범한지 보름이 다됐지만 보건복지부 직원들은 여전히 「공무원」 상태다. 직제개편에 따라 4개국이 폐지되고 3개국이 생겨났는데도 아직 직원들은 발령을 받지 못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대부분 기능이 흡수된 식품국과 약정국 사무실은 집기마저 완전히 치워져 사무실이 텅텅 비어있다. 출근한 직원들은 앉을 곳도 없어 복도를 배회한다. 일부는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안에서 낮잠을 즐기거나 잡담을 나누고 있다.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복지부건물의 4층 대회의실은 민원실로 급조됐지만 점심시간 이후엔 민원인도 공무원도 없이 텅비어 있다.

그나마 기존 직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일부국 직원들도 일손이 안잡히기는 마찬가지다. 새 장관의 거취문제에 온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주양자 장관의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복지부 전체가 열병을 앓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주장관이 가족들 명의로 경기도에 위장전입해 땅을 사들인 것이 부동산투기 목적이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들은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장관이 위장전입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주장관은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6대독자인 아들의 공예작업실을 짓기 위해, 30년간 가지고 있는 농장을 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위장전입한 것 뿐인데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주 장관은 10일 하오 의정국 업무보고를 들은데 이어 이날도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총무과 업무보고를 듣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마치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그러나 직원들의 사기는 이미 바닥에 떨어져 있다. 국민과 장관, 그리고 직원들의 「대치상태」가 길어지는 것은 어느 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젠 장관이 결단을 내릴 때다. 시간은 언제나 기다리는 사람의 편만은 아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