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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판사가 독학사 수석 졸업/오늘 학위수여식 숨겨진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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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판사가 독학사 수석 졸업/오늘 학위수여식 숨겨진 사연들

입력
1998.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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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 무기징역수 영문과 수석도독학사들 대부분이 학위를 받기까지의 사연으로 화제가 된다. 11일 국립중앙극장에서 열리는 제6회 독학사 학위수여식에서 교육부장관상과 방송대 총장상을 각각 받는 최진영(33)씨와 유중경(32)씨는 단연 돋보인다.

최우수성적으로 교육부장관상을 받는 최씨는 2월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서울지법 동부지원 민사3부에서 예비판사로 근무중이고, 유씨는 대전교도소에 14년째 복역중인 무기수다.

최씨는 83년 서울대 천문학과에 입학했다 사법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중퇴했다. 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원수원에 적을 두면서 대학원에 진학하려면 대학졸업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퇴한 천문학과 은사를 찾아가 졸업의사를 밝혔지만 특례재입학 기간이 만료됐다는 통보를 받자 독학사 시험을 택했다. 엘리트들이 모여있는 법조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생각보다 보수적인 법조계에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쳐질까 걱정하는 최씨는 『자신의 처지에서 최선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영어영문학과 수석으로 총장상을 수상하는 유씨는 고교 2년때인 84년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면서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못다한 공부를 시작했다. 94년 8월 검정고시로 고교과정을 마치고 95년부터 독학사에 도전, 3년만에 대학과정을 모두 마쳤다. 특히 대입검정고시에서 대전지역 수석(평균 95·6점)을 차지했던 유씨는 이번에 당당히 과 수석 및 전체 5위를 차지해 또 한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유씨는 『국가가 새삶을 살 기회를 준다면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불우청소년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상담교역자로 평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최고령인 김홍란(56·충남 예산군 오가면 원평리)씨는 5남매의 어머니, 사회복지시설인 가나안노인의집 책임자, 소년소녀가장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장학회 인솔자, 학생으로 1인4역을 억척스럽게 헤쳐냈다. 30년전 농대를 졸업한 어엿한 학사출신이지만 사회복지사업을 제대로 펴려면 관련 분야를 더 많이 배워야한다는 생각에 시험에 도전했다.

남자 최고령인 주정훈(57·경남 진해시 북부동)씨는 10세때 부친이 세상을 떠나 대학진학의 꿈을 접고 독학을 시작, 64년 지금의 독학사시험과 비슷한 학력인정시험에 응시했으나 최종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결혼도 미룬채 사법고시를 시작, 69년 1차시험에 합격했으나 2차시험에 낙방했다.

59년 고교졸업후 39년만에 학사모를 쓰게된 주씨는 『결혼은 사법시험 합격이후로 미루겠다』고 웃었다.<최정복·전성우·이동렬·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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