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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 새 장편 ‘이민’/등진 조국… 남미 코리안의 고난과 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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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 새 장편 ‘이민’/등진 조국… 남미 코리안의 고난과 성취

입력
1998.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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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작가 김용성(58·인하대 국문과 교수)씨가 「도둑일기」(92년)이후 오랜 침묵 끝에 묵직한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이민」(밀알 발행·전 3권)은 한국인의 남미이민이라는 우리 문학에서는 흔치 않은 소재를 최초로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이다.「이민」은 60년대 중반부터 90년까지 25년간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에서 전개되는 두 집안의 2대에 걸친 삶의 이야기. 5·16 이후 정치적 박해 혹은 경제적 몰락을 피해 조국을 등진 채 낯선 땅으로 개척이민을 떠난 한국인들의 운명이다. 어쩌면 한국 땅에서도 버림받은 인간군상이 낯선 땅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고난과 성취의 과정을 죄와 벌, 아집과 희생, 복수와 용서, 삶과 죽음을 통해 리얼하게 보여준다.

『이민이 그 땅에 동화되지 못하면 그것은 이민이 아닙니다. 이민간 땅에서도 여전히 한국 땅에서처럼 서로의 이익에 따라 나눠진 집단들, 동화하지 못하는 한국인의 모습까지 그리고 싶었습니다』는 김씨는 꼬박 5년 동안 이 작품집필에 매달려 왔다. 당초 92년말 2개월간 남미 한국이민 이주사를 취재하면서 직접 현지의 한국인들을 만나고 자료를 수집한 것이 바탕이 됐다.

『이민의 소외와 동화의 과정을 사실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미래의 우리 땅의 발견이라는 생각도 담고 싶었습니다』 61년 한국일보 장편 공모에 「잃은 자와 찾은 자」가 당선돼 화려하게 등단한 김씨는 이제 다시 장편 「도둑일기」 4부 집필에 전념할 작정이다. 고아 3형제가 각각 기업가 작가 신부로 길을 달리해 우리 사회변동에 어떻게 대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80년대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그릴 사회사적 소설이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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