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금융감독위원회로 짜여진 「금융 트로이카」체제의 다음달 출범을 앞두고 이들 기관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재경원의 독점적 권한이 3개 기관으로 분산되는 과정에서 특히 한은과 금감위는 독자적 업무영역의 극대화를 위해 재경부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국책은행 감독권
산업 수출입 기업은행은 금감위 설립후에도 재경부의 감독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이들 3개 국책은행은 은행법 적용을 받지 않는 정부출자기관으로 ▲설비자금 공급(산은) ▲무역금융·대외개발자금 공여(수은) ▲중소기업 지원(기은) 등 특수목적의 정책금융을 취급하기 때문에 정부가 계속 관할해야 한다는 게 재경부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총리실내 금감위설립준비단은 ▲감독권 통합 취지와 어긋날 뿐 아니라 ▲국책은행들은 건전성규제나 공시의무 등이 시중은행보다 매우 느슨해 오히려 감독전문기관(금감위)에 의해 보다 강도높은 감시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구조조정 전담반 설치
재경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따라 은행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할 태크스포스(은행 구조조정전담반)를 금감위내에 설치,국장급 1명과 과장급 2,3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감위측은 이를 재경부의 잉여인력배출 및 금감위 통제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전담반에 공무원외에 민간인사를 과감히 활용하겠다』며 금융구조조정은 재경부가 아닌 금감위가 주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금통위원 추천권
재경부는 금통위원 추천사무(대한상의 은행연합회 증권업협회장에 금통위원 추천을 요청하는 업무)를 재경부장관이 담당토록하는 한은법시행령을 입법예고중이다. 금통위원이 공무원인 만큼 추천업무도 공무원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 재경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은은 추천업무를 재경부가 맡을 경우 재경부장관이 금통위원 추천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은 독립성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은당국자는 『과거엔 재경원 장관이 금통위의장이기 때문에 재경원이 추천사무를 맡았지만 이젠 금통위의장을 한은총재가 맡는 만큼 추천업무도 한은으로 넘어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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