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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런 성’ 물어올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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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런 성’ 물어올땐…

입력
1998.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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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가족계획협회서 전화음성정보 서비스 개설/피임·성병 등 8개 항목/부모에 모범답안 알려줘민감한 청소년들에게는 성에 관한 지식을 어디까지 전해주는 것이 좋을까.

성교육이란 명분으로 알려준 피임법이 오히려 청소년의 일탈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청소년을 지도하는 학부모나 교사가 흔히 갖는 이러한 고민에 대해 최근 모범답안이 나왔다.

대한가족계획협회(회장 김모임)가 1일부터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성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전화음성정보서비스에 피임법과 성욕, 사정 등에 관한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 「무지나 잘못된 정보가 더 큰 문제가 될수 있으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은 이들이 알고싶어하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성교육 전문가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1일부터 700­4044 유료(30초당 80원)서비스로 제공되는 「자녀성교육 부모교실」은 성교육을 남녀생식기와 성욕에 대한 궁금증, 임신과 불임, 피임, 성병과 에이즈, 약물 오남용, 성폭력 대처법등 8개 부분으로 나누어 일러주고 있다. 성교육을 교과목으로 채택하자는 움직임이 과목수 증가에 반대하는 의견에 눌려 무산된 가운데 이러한 음성정보서비스는 청소년에게 공식적인 성교육채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런 상세한 성교육정보공개에 대한 반대의견도 여전하다. 중학교 2학년인 딸을 둔 박현숙(41·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씨는 『부부생활 만족도나 구체적인 피임법까지 소개돼 자칫 순진한 아이들까지 일탈시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프로그램을 준비한 청소년지도과 송인숙과장은 『정보내용은 정보통신 윤리위원회의 적합판정을 받은 내용으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청소년들이 성지식을 안다고 모두 성경험을 하게 되는것은 아니며 오히려 정확한 지식과 개방적인 태도가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

대한가족계획협회가 96년 10월 고교 남학생 1,9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16.2%가 성행위를 경험했을 정도로 높으나 이들가운데 피임을 실천한 학생은 52.2%에 불과한 실태. 피임방법과 성병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경로는 주로 잡지(22.8%) 친구(14.8%) 관련책자(14.8%)등의 순이다. 여고생들의 성지식은 더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전국 3,134명 여고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성경험을 가진 여고생은 7.5%, 임신경험자는 0.4%에 달했다.

조사대상자 가운데 피임방법의 종류에 관해 알고있는 학생은 43.1%에 불과하며 콘돔사용과 같이 간단한 성병예방법을 알고 있는 여학생도 32.4%에 불과했다. 여고생의 성관련 고민가운데 이성교제(31.6%)다음으로 임신 및 인공유산(4.9%)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실질적인 성지식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대목. 응답자의 94.7%가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반응했으며 성교육담당자로는 성교육전문가(74.4%) 부모(9.3%) 친구(6.6%) 학교교사(5.8%) 순으로 희망했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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