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척추신경 다칠 위험 적어/상처작고 입원기간 3일 정도회사원 K씨(37)는 몇년 전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다쳤다. 그 후로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 깊숙한 부위에 통증이 왔다. 허벅지를 짚어야 제대로 일어설 수 있었다. 누워 있어도 통증이 금방 사라지지 않았고, 허리 받침대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허리가 늘 아프니 매사에 의욕을 가질 수 없었다. 기분이 울적하고 몸도 야위어갔다.
냉·온탕을 자주 했으나 그 때뿐이었다. X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도 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물리치료는 물론 한약과 침치료, 손으로 비뚤어진 척추를 바로잡는 교정치료까지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요통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주위의 권유에 수영을 해보았으나 오히려 통증만 심해졌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했더니 4번과 5번 요추사이의 디스크가 검게 변해 있었다. 요추간판조영술이라는 검사를 추가한 결과 디스크의 내부가 상해 있는 「디스크 내부장애증」으로 판명됐다. K씨는 복강경을 이용, 복부를 통해 상한 디스크를 제거하고 탄소디스크통을 넣어주는 수술을 받고서야 5년만에 처음으로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 테니스와 등산도 다시 즐기고 정상적인 부부생활도 가능해졌다.
몇년 전만 해도 K씨와 같은 환자에겐 등쪽을 절개해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이 경우 허리의 뼈나 근육, 척수신경을 건드려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컸다. 반면 92년부터 인체에 적용하기 시작한 복강경 척추수술은 근육과 신경이 시야를 가리지 않는 복부쪽에서 접근, 이런 위험이 거의 없다. 또 내시경의 밝은 조명아래 15배로 확대된 비디오모니터를 보며 수술하기 때문에 상처가 적고 출혈이 거의 없다. 입원기간도 3일이면 충분하다.
디스크 내부장애증은 물론 디스크가 손상돼 높이가 줄어든 만성디스크변성증, 허리뼈가 앞이나 뒤로 미끄러지는 요추골전·후방전위증, 디스크 수술 후에도 허리가 계속 아픈 척추수술실패증, 만성요추불안정증, 척추골절, 요추뼈종양 등에도 적용된다. 약 4%에서 요관이나 혈관 부분손상 등 가벼운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은 후유증 없이 완치된다.<이상호 우리들병원장·신경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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