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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리는 외자/이종재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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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리는 외자/이종재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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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한국은 믿을 만한 나라가 아니다』 한국에 관심을 가졌던 외국인들의 반응이다. 서울주재 외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말부터 많은 외국관계자들이 한국을 앞다퉈 찾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혀 변하지 않는 한국을 보고 지금은 달리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한미상공회의소의 마이클브라운 회장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려면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부터 달리 대하라. 서울에 있는 사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치는 어렵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새정부 출범전에 약속했던 금융개혁이나 재벌개혁은 어디쯤 가고 있는가. 부실은행 처리를 연말로 늦추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라고 따졌다. 사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말만 무성했지 변한 것이라곤 사람뿐이다. 대통령이 바뀌었고 장관이 새로 임명된 정도다. 요란했던 개혁은 이미 끝났는지 더이상 말이 없다. 게다가 간간이 제시되는 개혁방안이 사람마다 다르다.

재벌들의 움직임은 외국인투자자들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다. 외국자본 유치나 사업영역 조정등 구조조정계획서를 제출했으나 더이상 진전이 없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부하들에게 개혁구도를 다시 짜라고 선언했다』고 공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혁안을)내라고 하니까 냈어요. 5일만에 만든 개혁안에 무엇을 담겠습니까』라고 말했다. 20억달러,3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겠다고 공개한 일부그룹 관계자는 『희망사항이 그렇다는 것이지… 』라며 말끝을 흐렸다. 무디스사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다시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찾았던 외국인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한국의 개혁이 주춤거리는 사이,외국이 다시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개혁이 속도감있고 확실하게 추진되지 않는 한 한국의 위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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