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부미일중러 대사 등 혁명적 개편/군호남출신 첫 육참 총장 나올까/경찰청호남 불모지 정보분야 새바람 예고/경제부처정 차관 발탁·조직개편따라 회오리/국세청행시 10회 이하로 세대교체 이룰듯/검찰핵심요직 비경기고 약진 예상/안기부사조직 제거 해외파트도 영향▷외통부◁
관가에 사상최대의 인사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차관급 인사를 매듭지은 정부는 금주중 각 부의 후속인사를 마무리해 조직과 업무 정상화를 조속히 이룰 방침이다. 특히 장·차관 인사를 통해 새로운 파워 엘리트층이 형성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이런 경향이 후속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각 부에서는 물갈이에 따른 승진행진과 조직개편에 따른 보직경쟁의 명암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외교통상부는 박정수 장관이 취임식에서 「혁명적인」 인사원칙을 밝힌데다 이미 1백7명의 대사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은 만큼 대폭 인사가 불가피하다.
박장관은 9일 실국장회의에서 『인사는 1,2차로 나누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공관장을 먼저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외교통상부는 이번 주중 주요공관장 인사를 시작으로 적어도 2∼3주간은 인사열풍에 휩쓸릴 전망이다.
특히 외교통상부의 고위층은 대폭 교체가 예고돼 있다. 박장관이 취임식에서 『정년이 2년반이상 남지 않고, 공관장직을 3번 역임하거나 주요국 공관장만 했던 인사는 공관장을 희망하지 말라』고 밝혔다. 박장관은 이날 실국장회의에서도 이 원칙을 다시 분명히 했다. 인사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외교통상부내에서는 고시 13회를 비롯한 특1,2급 30여명이 옷을 벗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상위직은 고시세대에서 외시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게 된다. 공관장은 잔여임기를 고려할 때 전체의 50% 가량이 교체대상이며, 국장급에서도 북미·아태·조약 등 3개 국장 교체가 확실시된다.
부내에서는 특히 미·일·중·러 등 4강대사에 외교 관료보다는 정치대사가 임명될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내에서는 이기주 전 차관,홍순영 주독대사,이시영 주불대사,권병현 본부대사,장만순 외교안보연구원부원장 등의 거취가 우선 관심의 대상이다. 외시출신인 반기문 전 외교안부수석은 주유엔대사로 거명되고 있고,정태익 기획관리실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군◁
국방부와 군 관계자들은 천용택 장관이 취임사에서부터 군 인사와 조직개편 방침을 강도높게 천명함에 따라 상당히 큰 폭의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우선 국방부의 경우 육사19기인 안병길 차관이 부임함에 따라 국방부 1급 4명 가운데 안차관의 육사선배인 조용수(육사 18기)기획관리실장의 퇴임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직제개편에 따라 장관직속보좌관으로 바뀌는 박용옥(육사 21기)정책차관보도 임기가 1개월밖에 남아 있지 않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장관이 방위력개선사업 분야와 군수조달분야를 구체적인 개혁대상으로 지목한 것과 관련, 방위사업실장과 조달본부장및 과장급 이상 직원들의 대폭적인 교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각군 가운데 특히 공군은 당장 박춘택 참모총장의 임명에 따른 후임인사가 11일께 있을 예정이다. 작전사령관 후임에는 이번에 총장경합을 벌였던 이기현(공사 13기)공사교장이 유력하며 안병철(공사 13기)합참전략기획부장이 공사교장으로,이억수(공사 14기)참모차장이 합참전략기획부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육군 수뇌부진용도 이달 중순까지는 새로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참모총장후보로는 김동신(육사 21기)한미연합사부사령관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첫 호남출신 육군총장이 된다.
이밖에 합참의장후보로는 김대중 대통령이 학군장교 임관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한 이후 김진호(학군 2기)2군사령관이 부상,도일규(육사 20기) 현 육군 총장과 강력히 경합중이다.<윤승용 기자>윤승용>
▷경찰청◁
23년만에 호남출신이 총수를 맡아 인사태풍이 예고된 경찰청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첫 정권교체가 이뤄진만큼 주요 보직 및 승진인사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지역 출신에게 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관련 경찰의 한 간부는 『서울의 31개 경찰서중 호남출신 정보과장은 한 명도 없을 만큼 지역차별이 심했다』며 『앞으로는 특정지역 출신에 대한 특혜도 불이익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치안정감 승진대상으로는 김대원 기획관리관과 이무영 경찰종합학교장 등 호남출신들이 집중 거명된다. 이중 이종합학교장은 해양경찰청장후임으로도 거론된다. 또 호남출신에게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정보국장에는 김재종 전남청장이,새 정부의 주요 보직으로 떠오른 전남청장에는 이대길 공보관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밖에 호남출신인 이민웅 경찰대학 교수부장,박희원 경비국장도 윤웅섭 치안비서관,이팔호 형사국장,김재희 교통국장과 함께 치안감 승진이 유력시된다. 경무관으로는 이상업 보안 4과장 등 89∼91년에 총경으로 진급한 간부중 11명이 발탁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동국 기자>이동국>
▷경제부처◁
경제부처중 재정경제부는 행시 10회인 정덕구 차관보가 차관으로 발탁승진함에 따라 인사태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후속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직개편으로 어차피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예정돼 있는데다 정차관의 승진으로 행시 선배는 물론 1∼2급에 대거 포진하고 있는 동기들도 어떤 식으로든 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급의 경우 후배 또는 동기인 정차관의 영전에도 불구하고 기획예산위의 사무처장과 정부개혁실장,예산청 차장,금감위 상임위원등 4자리가 신설된데다 정차관과 안병우 신임예산청장이 1급에서 차관으로 승진하고 김정국 1차관보가 이미 사표를 제출하는 바람에 오히려 자리는 남는 편. 이에 따라 차관보와 기획예산위,예산청의 1급은 구경제기획원 출신이, 세제실장 세무대학장 국세심판소장 등은 구재무부 출신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자원부는 최홍건 차관보다 선배인 1급간부가 없어 후속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 국장급중 통상본부로는 L국장, 중소기업청으로는 K국장이 거의 내정된 상태다.<이종재·김경철 기자>이종재·김경철>
▷국세청◁
국세청은 행시 10회인 이건춘 신임청장이 발탁됨에 따라 10회 이하의 젊은 기수가 요직에 배치되는 대대적인 후속 승진 인사가 예상된다. 국세청 차장(1급)은 업무능력과 출신지역을 감안할 때 이청장과 행시 동기인 전남출신의 안정남 직세국장이 유력하다. 역시 1급 자리인 서울지방국세청장에는 이목상 중부청장 주정중 조사국장 오문희 광주청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도 모두 행시 10회란 점이 흠으로 작용할 경우 특승출신인 황재성 경인청장의 인선도 가능,결국 이들 간에 전배가 될 공산이 크다. 조사국장에는 봉태열 기획관리관과 김성호 징세심사국장이 물망에 올라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검찰◁
법무부는 이번주 중에 있을 김대중 대통령 취임기념 특별사면·복권이후 고검장 및 검사장 등 검찰고위간부를 비롯한 대규모 검찰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르면 주말께 인사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천 법무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과거 잘못된 인사가 있다면 바로잡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상대적으로 요직에서 소외돼 왔던 호남인맥을 비롯한 특정지역의 약진여부가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울산지검 승격에 따른 한자리에 불과하지만,검사장이나 고검장이 갈 수 있는 외부 자리가 1,2개 정도 날 가능성이 높아 검사장급 인사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따라서 검사장급 이상의 일부 승진과 함께 법무차관을 비롯한 고검장들과 서울검사장,검찰국장,대검 중수부장과 공안부장 등 핵심요직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보직을 장악해 왔던 부산·경남(PK) 및 경기고 출신들의 퇴조와 함께 비경기고,호남세의 전면등장이 두드러지는 「정권교체형 물갈이 인사」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광주고 동문인데다 신임 경찰청장까지 호남인맥이 등용돼 새정부의 권력기관 핵심요직 대부분이 특정지역 인맥으로 채워졌다는 점을 부담스러워 하는 시각도 있어 지역안배차원에서 대구·경북(TK)출신이나 충청권인사의 일부 요직기용도 점쳐지고 있다.
검찰내부에서는 「검찰개혁의 전도사」를 자처해 온 신임장관의 첫 인사라는 점에서 고검장 및 검사장급 인사의 폭과 내용이 파격·혁명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이창민 기자>이창민>
▷안기부◁
안기부야말로 인사태풍의 중심권에 서 있다. 이종찬 부장은 현재 3개의 감찰반을 가동,북풍 공작 관련자와 사조직 인맥 색출에 나서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 물갈이는 국내 파트뿐 아니라 대북 관련 부서와 해외 부문에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부장은 『사조직 인맥을 모두 다 파악하지는 못했다』며 『미꾸라지 몇마리가 물을 흐리는 측면이 있으며 무리하게 인사를 해서 유능한 중간간부가 떠나도록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해 양적인 인사 교체보다는 상층부와 특정 인맥 제거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이부장은 특히 「안기부내 안기부」로 불리는 감찰실의 인원을 대부분 유지시켜 사정을 주도토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기부의 인사개혁은 몇 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실행될 것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말이다. 특히 신임 신건 1차장,나종일 2차장 등이 각각 김대중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만큼 해당 부문에 대해서는 과감한 인사 조치를 취하게 될 전망이다.
안기부의 기능과 성격도 크게 변할 예정이어서 구성원들의 교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기부는 우선 과학 기술분야 정보수집 기능을 대폭 확충키 위해 박사학위 취득자 등 고급 두뇌를 상당수 특채할 예정이다. 조직도 기업의 태스크 포스제를 도입,현안마다 팀을 구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랜 「안기부 맨」들의 자연스러운 퇴장도 예상되고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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