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전통예술 이끌 국악인 양성의 장으로한국예술종합학교(교장 이강숙) 전통예술원(원장 백대웅)이 9일 개원했다. 우리 전통예술의 인재를 길러내는 4년제 대학과정의 국립교육기관이다. 기존 대학의 국악·한국무용 전공이 통합된 형태를 띠고 있으나 교과과정이 철저한 실기중심으로 짜여진 점이 다르다. 이로써 한국예술종합학교는 6개 원(음악·연극·영상·무용·미술·전통예술원)체제를 완비했다.
전통예술원은 한국예술학과, 음악과(기악·성악·창작), 무용과, 연희과의 4개 과에 71명의 첫 신입생을 받았다. 정원은 80명이나 실력이 미달되면 뽑지 않는 원칙에 따라 9명의 빈 자리가 났다. 교수진은 국악이론가이자 작곡가로 잘 알려진 백대웅 원장을 비롯해 정재국(피리) 송방송(이론) 김영재(거문고 해금) 양성옥(무용) 김해숙(가야금) 박영호(대금) 김덕수(풍물)씨 등 8명. 모두 각 분야 1인자다. 이밖에 초빙교수로 안숙선 정광수(판소리), 박병천(진도씻김굿), 김기수(봉산탈춤), 이수용(남사당놀이)씨 등 내로라 하는 예인 5명을 확보했다.
백대웅 원장은 『전통예술원은 21세기에 우리 전통예술이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사뭇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20세기 격랑의 역사를 거치면서 우리 전통예술은 보전이 급선무였습니다. 그러나 전통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시대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입니다. 중국을 보십시오. 중국의 전통음악은 많은 변형을 거치고도 생활 속에 살아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거꾸로 보전은 잘 돼 있으나 생활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국악은 박물관에 처박힐 것입니다. 전통예술원의 목표는 박제화한 전통의 보존이 아니라 온고지신에 있습니다』
백원장은 자생력있는 새로운 전통예술의 창조, 통일시대에 대비해 남북한이 공유할 수 있는 전통의 코드찾기, 외국인에게 한국전통예술을 가르칠 제도의 마련을 과제로 꼽았다. 전통예술원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석관동교사 뒷편에 2층 짜리 전용건물을 지었다. 완공을 기다리느라 개원이 예정보다 1주일 늦춰졌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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