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 기획장관 정치력차관 집행 “3분업”김대중 대통령이 8일 단행한 차관급 인사는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중시한 발탁 인사라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김대통령은 또 정치권 인사의 기용을 배제하고 대부분 전문관료를 내부 승진시킴으로써 관료조직의 안정을 꾀했다.
이에 따라 차관급 인사는 정치인들이 전면에 포진한 각료 인선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띠게 됐다. 내각의 정치력과 관료조직의 전문성을 접목시키겠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구상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새 정부는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 그리고 차관급 이하 관료조직이 철저한 분업체제를 이루도록 구성됐다. 청와대 비서실이 개혁을 기획하고, 내각이 추진방향을 결정한 뒤, 차관급이 집행하는 3단계 체제다.
박지원 청와대 대변인은 『김대통령은 정치인의 종합적 판단력을 믿고 있다』며 『장관은 전반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차관은 정부를 보다 튼튼히 하면서 실무적인 일을 완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의 운영방식은 내각 책임제의 전형적인 특성이기도 해 눈길을 끈다.
개별적인 인선을 보면 특정한 임무를 고려한 듯한 흔적이 있다. 수석부처인 재경부 차관에 유력후보들을 물리치고 정덕구 재경부 제2차관보가 임명된 것은 뉴욕 외채 협상대표단으로 활동한 경력과 함께 환란 대책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세현 통일차관은 김영삼 정부의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94년 남북정상회담을 실무적으로 주도했던 인물. 김대통령의 남북 대화재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안병길 국방차관은 방위산업 체계의 혁신에 대한 임무가 부여될 것으로 보이며, 선준영 외교통상차관은 군축 전문가로 4자회담 대책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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