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은 호남·국세청장은 충청 “안배”/윤 금감위 부위원장은 김 경제수석이 추천이번 차관급 인사는 새정부 출범후 10일, 조각후 닷새나 걸릴 정도로 「난산」이었다. 신여권의 행정부 내부사정 파악에 시간이 필요했던데다 검증을 철저히 하기 위해서였다. 후보들의 개혁성, 재산문제, 부내 신망도 등이 주변인 「탐문」방식 등을 통해 점검됐다.
인선 실무작업은 청와대비서실이 주도했다. 수석들은 새정부출범후 세차례의 전체회의를 열어 2∼3배수의 후보안을 만들었다. 각 부 장관들중 상당수는 업무 편의를 들어 현차관들의 유임을 강하게 희망했으나 김대중 대통령의 「내부 승진」지침에 따라 무산됐다. 다만, 지난 정부에서 임명한지 얼마 되지 않고 업무평가가 좋은 외청장들은 예외적으로 유임됐다.
인선안이 최종확정된 시점은 8일 상오. 전날 하오 김중권 비서실장이 청와대 관저에서 김대통령으로부터 공식 결재를 받긴 했지만 김실장은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도록 박주선 청와대법무비서관에게 지시했다. 박대변인은 이 결과를 8일 아침 김대통령에게 재차 보고, 최종 재가를 받아 이날 상오 11시 인선의 뚜껑을 열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실세 청장」중 경찰청장은 호남출신, 국세청장은 충청 출신에게 돌아가 김대통령의 권력기관장 지역안배 의도를 반영했다.
이상호 신임병무청장과 김진선 비상기획위원장은 육군장성출신으로 각각 지난 대선과정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에 입당한 공이 참작됐다는 후문이다.
유일한 현직교수출신인 윤원배 금감위부위원장은 경실련 활동을 같이 했던 김태동 청와대 경제수석의 추천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보건복지부차관에는 한때 장애인인 이성재 국민회의의원의 발탁이 유력했으나 「정치인 배제」원칙에 밀렸다.
차관급중 49세로 최연소인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박정수 외교통상부장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 당초 한본부장은 외교통상부내 외무부출신 국장이나 심의관들과 나이가 비슷해 외무부출신 인맥들로부터 적잖은 견제를 받았지만 박장관이 외무부쪽에 사실상 흡수당한 구통산부 통상인력들을 배려하기 위해 강력히 추천, 관철됐다. 정세현 통일부차관은 구본태 국회의장비서실장과 복수 추천됐지만 구실장이 구신한국당 지구당위원장을 지냈다는 약점때문에 비교적 쉽게 물리칠 수 있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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