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폐지 명령/‘전하’ 칭호도 제한 검토영국 왕실에서 정중히 무릎을 꿇고 여왕의 손에 입을 맞추며 최상의 존경을 표하는 궁중인사인 「커트시(Curtsy)」가 사라질 것 같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국민의 왕실」로 거듭나기 위해 궁중인사 폐지를 명령했다고 영국 주간지인 선지가 7일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또 영국왕족의 권위를 상징했던 「전하(His or Her Royal Highness)」라는 칭호 부여도 여왕의 직계가족으로 제한할 것을 왕실이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궁중인사 전통은 왕실권위의 상징으로 남아있었으나 지나치게 권위적이라는 여론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교통사고로 사망한 다이애나 왕세자비 장례식 직후 왕실의 권위에 대한 영국인들의 반감은 더욱 커져 영국왕실이 위기의식까지 느낄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여성보컬그룹 스파이스 걸스는 공연장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궁중인사」를 거부했다. 최근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부인 셰리 부스도 여왕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왕실은 그동안 수차례 왕실 전통을 개혁해 왔다. 92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별거직후 여론의 비난을 무마하기 위해 왕실도 세금을 내겠다고 선언했고 버킹엄궁을 여행객들에게 개방했다. 다이애나의 장례식 때는 역사상 처음으로 왕실휘장이 아닌 영국기를 조기로 버킹엄궁에 달았다. 지난달에는 왕위계승에 대한 왕자우선권을 폐지했다.
그러나 「전하」 칭호, 궁중인사 등의 전통을 폐지하는 문제만큼은 왕실내에서도 이론이 분분한 실정. 찰스 왕세자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등은 『여론으로부터 왕실을 보호해야 한다』며 개혁을 성토하고 있고 법도를 중시하는 엘리자베스 여왕은 보수적인 남편 필립공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영국 왕실측은 왕실개혁과 관련한 선지의 보도에 대해 『많은 논의들이 오가고는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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