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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육성기금」 먼저 타내면 임자?/악덕 벤처사로 혈세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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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육성기금」 먼저 타내면 임자?/악덕 벤처사로 혈세 샌다

입력
1998.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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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지원·비첨단사업 포함… 기금 효율운영 절실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지원하는 정책자금이 동일·유사 사업에 중복 배정되거나 첨단기술개발과 무관한 사업에까지 지원되는 등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등 부처별로 따로 관리하는 벤처기업 육성기금의 지원영역을 전문화하거나 기금지원센터를 설치, 기금을 종합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신언용 부장검사)는 7일 벤처기업 육성기금을 중복지원 받은 복권제조업체 K사 대표 남모(42)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4∼5개 벤처업체와 기금관련 공무원의 결탁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K사는 컴퓨터단말기에 의한 온라인 복권시스템 기술도입과 관련, 95년 4월 「온라인 로터리터미널」을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정통부의 산·학·연공동기술개발사업자금 6억5천8백만원을 무상지원 받고도 96년 7월 같은 사업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자동화사업자금 7억6천여만원을 배정받았다. 또 K사는 96년 9월에도 동일사업으로 통산부에서 산업기술개발자금 8억3천여만원을 타냈으며 이에 앞서 96년 8월에는 사업명을 「온라인형 게임소프트웨어 개발」로 바꿔 정통부에서 정보화촉진기금 4억9천7백만원을 지원받았다. 동일 사업으로 무려 27억여원을 타낸 셈이다.

컴퓨터관련업체인 Q사는 94년 12월 14억7천8백여만원의 정보화촉진기금을 지원받고도 지난해 동일사업으로 과기처에서 과학기술진흥기금 4억6천여만원을 타냈다가 회수당했다.

이외에도 기금 운용 및 관리 집행부서에 기술성과 사업성을 판단할 만한 전문가가 부족, 기금이 벤처사업과 무관한 업체에 지원되는 사례도 많다.

서부지청 김상호 검사는 『기금지원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예산을 지원해도 성과를 거둘 수 없다』며 『각종 정책기금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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