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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디플레’ 우려 확산/부동산 매물 늘고 가격은 큰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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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디플레’ 우려 확산/부동산 매물 늘고 가격은 큰폭 하락

입력
1998.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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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말 일과 비슷/전문가 향후 전망은 추가 폭락·보합 엇갈려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실물경제의 침체로 부동산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등 부동산 가격이 폭락, 자산디플레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산디플레는 아파트등 자산의 가치가 폭락하는 것으로 이웃 일본의 경우 80년대말 경제의 거품이 빠지면서 부동산값이 종전의 절반이상 폭락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기업연쇄부도와 자금난 등으로 부동산매물이 폭증하고 업무용빌딩의 공실률 증가와 함께 아파트분양이 거의 이뤄지지않아 자산디플레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폭락과 매물증가

최근들어 서울 강남의 일부 중대형 아파트는 매매가가 지난해보다 5,000만∼1억원이상이 떨어지는등 이사철을 맞아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실종된 상태다.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40평형 가격은 지난해보다 9,000만원이 떨어졌고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8차 69평형과 구현대 65평형은 최고 3억원이 떨어져 대형아파트 일수록 폭락현상이 더욱 심한 실정이다.

지난해말 전국적으로 8만9,000여가구에 달했던 미분양 아파트는 불황의 여파로 올해초 대다수 건설업체들의 사업연기·포기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9만476가구로 1,400여가구 증가했다. 특히 최근 투기에 가까운 과열 분양경쟁을 보인 경기 용인지역에서까지 대규모 미계약사태가 발생,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업무용 빌딩도 빈 사무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서울 도심과 강남지역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업무용빌딩의 사무실 공실률이 평균 20%대를 넘어섰고 임대료도 교통요지나 변두리지역에 구분없이 20∼40%이상 낮춘 곳이 속출하고 있다. 임대전문대행업체에는 임대의뢰건수가 지난해보다 무려 3∼4배이상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붕괴

일본은 엔고가 절정을 이룬 85년이후 해외자본의 대거 유입이 가져온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인해 아파트값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은행빚으로 경쟁적으로 부동산을 사들였고 가수요까지 겹쳐 부동산시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경기가 침체되면서 실수요가 줄어들자 부동산업자들은 임대료로 대출이자(최고 5%정도)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몰렸고 이에따라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은 폭증하고 담보매물이 쏟아져 부동산 가격은 3∼4년만에 시가의 50% 수준으로 급락했다.

◆자산디플레는 오는가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과 개인의 구매력 감소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지만 일본만큼 극심한 자산디플레가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갑성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멕시코의 경우 우리와 같은 IMF 프로그램하에서 주택가격이 2년간 20%정도 떨어졌고 사무실 빌딩은 30% 이상 폭락했다』며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이미 거품이 내재된 상태여서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이 지속될 경우 올 하반기까지 30%이상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가 일본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점은 부동산 가격이 한동안 급등했던 점뿐』이라며 『그러나 91년이후 부동산가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로 돌아 부동산의 거품이 어느정도 빠진 상태여서 일본과 같이 거대한 거품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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