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필치속 사대부 기개 물씬/18세기 회화사 연구 귀중한 자료 평가조선후기 시서화 삼절로 꼽힌 표암 강세황(1713∼1791)의 「중국기행첩」 두 권이 새로 발굴돼 관련 학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이원복(45)학예연구관은 7일 표암의 「영대기관(중국 영대의 기이한 경관)」과 「사로삼기(가는 길에 본 세가지 기이한 경치)」 두 권의 화첩을 공개했다. 표암의 중국기행첩 중에는 서울 마포구 천주교 절두산순교기념관에 소장된 「수역은파(장수를 기원하다)」만 현존할 뿐 이번에 발굴된 두 권은 기록으로만 전해져왔다. 이연구관은 『간략한 필치, 적확한 구도, 스케치풍의 묘사가 표암의 원숙미를 보여준다』며 『조선의 사대부가 그린 중국기행화첩 중 유일하게 온전한 형태로 전해져 18세기 회화사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표암은 풍속화가 김홍도(1745∼1806 이후)의 스승으로 산수 인물 사군자 등에 두루 능통했다. 표암은 1784년 10월 청나라 건륭 황제의 장수를 기원하는 연회에 참석하러 가면서 지나친 행로를 그림과 글로 기록,중국기행첩으로 남겼다. 당시 이조·형조판서등을 역임한 이휘지(1715∼1785)는 정사,표암은 부사로 중국 베이징(북경)에 파견됐다.
사학자 김상기(1901∼1977)박사가 천주교에 기증한 첫째권 「수역은파」에는 그림이 없다. 「영대기관」에는 표암의 실경산수 두 점과 「석국」이 이휘지의 현존 유일한 그림인 「노송」과 함께 실려 있으며,「사로삼기」에는 표암의 실경산수 4점이 수록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95년 1월 「강세황특별전」기간 중 한 노부인이 감정을 의뢰해 두 화첩을 처음으로 접했다. 당시 대여전시 요청은 소장자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으며 이 연구관은 촬영사진과 실사자료로 3년여 동안 비교연구를 해왔다. 고려대 변영섭 교수는 88년 「영대빙희」 등 4점의 사진을 구해 공개한 바 있다. 이 연구관은 연구내용 일부를 최근 발간된 「한국고미술 1·2월호」(미술저널 발행)에 기고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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