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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주식 “팔자” 채권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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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주식 “팔자” 채권 “사자”

입력
1998.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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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신용하향 시사속 3일간 786억 순매도 ‘탈출’/안전한 수익보장 채권엔 어제 4,930억어치 매집「주식시장은 썰물, 채권시장은 밀물」 지난해말 이후 줄곧 주식을 사모았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3일째 순매도한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6일 하루 5,000억원 상당의 사상 최대순매수를 기록, 「증시탈출, 채권매집」현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증시를 떠나는 이유

 외국인들이 4일부터 사흘동안 순수하게 팔아 치운 주식은 총 786억원 어치. 올들어 4조5,000억원이 넘는 외국자금이 증시에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에 투자된 외국자금중 극히 일부가 다시 빠져나간 셈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외국인들은 그동안 한국주식에 대한 투자물량을 늘려오기는 했으나, 투자전망을 예의주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사학연금을 비롯한 「큰 손」들이 본격적인 투자를 유보한 채 본격적인 투자시기를 저울질해 온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구조조정의 지연과 정국불안 등을 들어 우리경제의 신용도를 다시 하향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고, 곧바로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순매도액도 4일 38억원에서 5일 109억원, 6일에는 639억원으로 늘어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투자자들은 그동안 투자확대와 신규투자에 필요한 객관적인 자료를 원하고 있었다』면서 『무디스가 이들에게 투자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부정적인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으로 몰리는 까닭

 주식시장과는 정반대로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6일 외국인들의 채권 순매수액은 무려 4,930억원으로 사상최고치. 4일과 5일 이틀간은 채권매입액이 많지는 않았으나, 이달들어 시작된 1,000억원 안팎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채권매수세는 채권의 경우 정해진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어 주식에 비해 투자안전성이 높기 때문. 특히 외국인들이 이날 사들인 채권은 모두 투자안정성이 가장 높은 산업금융채권과 통화안정증권인 것으로 밝혀져 외국인들의 투자성향의 변화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채권을 매집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투자자금중 일부는 주식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데도 이를 꺼리고 있다』면서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채권에 대해서는 단기투자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자금유입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 때문에 채권과 함께 증시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다시 늘리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정치적인 불안감도 빠른 시일내에 해소하는 등의 가시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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