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 강조 키 커보이고 활동적인 매력/거추장스런 트렌치코트 대신 봄거리 점령 거리에서 트렌치코트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꽃샘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이맘때면 직장여성들의 출근용 외투로 애용되던 트렌치코트. 그러나 올해는 거리는 물론 봄 신상품이 다투어 선보이고 있는 백화점가에서도 트렌치코트를 찾아보기가 쉽지않다. 여성복브랜드 「베스띠벨리」는 올봄 트렌치코트 생산을 지난해보다 50%이상 줄였으며 「이디엄」은 아얘 제품기획단계에서 트렌치코트를 제외시켰다. 또 영국 브랜드 「버버리」 못지않은 지명도를 갖고 있는 LG패션 「닥스」에서도 어깨견장이 달리고 허리띠를 묶는 전형적인 트렌치코트보다는 디자인이 훨씬 단순하고 캐주얼한 분위기의 재킷형 코트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렌치코트가 사라진 거리를 채우고 있는 것은 롱재킷. 지난해 가을 선보였다가 겨울에 들어갔던 롱재킷이 봄바람을 타고 다시 등장했다. 롱재킷이 인기를 끄는 것은 옷차림의 간소화 캐주얼화 바람이 불고있기 때문이다.
트렌치코트가 일반적으로 나이 들어보인다는 단점과 달리 허리가 살짝 들어가면서 엉덩이를 완전히 가리는 허벅지 길이의 롱재킷은 트렌디한 멋을 풍긴다. 몸매를 강조하면서 키가 커보이는 옷차림을 원하는 추세에도 풍성한 트렌치코트 보다는 롱재킷이 늘씬하고 날렵한 느낌을 준다. 또 트렌치코트는 따로 안에 정장을 갖춰 입어야하지만 롱재킷은 그 자체로 외투이면서 정장의 분위기를 내주기 때문에 속옷 차림에 신경이 덜 쓰인다. 의류비 지출을 줄여야하는 불황기에는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옷인 셈이다.
스트레치 소재의 인기도 롱재킷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데 한몫한다. 삼성패션연구소 패션정보팀 서정미씨는 『불황기에는 일반적으로 활동적인 옷차림이 선호된다. 신축성있는 스트레치소재를 섞은 롱재킷들은 소재에서도 트렌드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더 호응받는다』고 말한다.
롱재킷을 멋스럽게 입는데는 몇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베스띠벨리」디자인팀장 이금희씨는 『단추 한개짜리 롱재킷을 입을때는 안에다 블라우스보다는 깃이 길쭉한 셔츠류를 입고 통이 좁은 일자형 바지를 곁들여야 세련되어 보인다. 허리가 긴 사람은 롱재킷중에서도 허리선을 높게 재단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일러준다. 키가 작은 사람은 롱재킷이 잘 어울리지않는 편이지만 몸에 꼭 끼는 스타일보다 실루엣을 살리면서도 약간 헐렁한 느낌으로 매니쉬하게 연출하면 오히려 멋스러움을 살릴 수 있다.
「이디엄」 숙녀복팀장 민수경씨는 『트렌치코트에서 롱재킷으로 유행이 옮겨가는 것은 이상적인 여성형이 지적이고 조용한 여성에서 자기주장이 강하고 활달한 여성으로 바뀌는 것과도 상관있다』며 『옷을 통해 직업의식과 활동성을 강조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만큼 롱재킷의 인기는 오래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이성희 기자>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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