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은 서기들 손안에 있다”/대법관 정치적 오염 서기 판결초안작성 등 신랄폭로 법조계 시끌 미 대법원의 치부를 폭로하는 전 대법관 법률서기의 서적이 출간을 앞두고 있어 미 법조계가 시끄럽다. 88∼89년 해리 블랙먼 대법관의 법률서기를 지낸 로스앤젤레스의 연방검사 에드워드 라자러스는 최근 「대법원에서 안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폐쇄된 판사실」(Closed Chambers)이란 제목의 책을 탈고했다. 대법관들이 정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으며 법률서기들의 판결초안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 서기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등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이 책은 발간되기도 전부터 교정본이 법조계 인사들에게 돌만큼 「베스트셀러」로 등장했다.
저자인 라자러스는 이 책에서 『대법관들은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찬 논리를 늘어놓으며 심지어는 사실 자체를 왜곡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대법원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렸다. 그는 『윌리엄 렝퀴스트 대법원장은 무능한 지도자이며 앤터니 케네디 대법관은 법률서기들의 손아귀에 놀아나면서 여론의 인기를 의식, 왔다갔다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여성대법관인 샌드라 오코너 대법관은 윌리엄 브렌넌 대법관이 과거 한 평결에서 자신을 속이고 반대편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사사건건 물고 늘어진다』고 썼다.
이 책은 특히 보수적 정치성향을 가진 법률서기들이 똘똘 뭉쳐 대법원 판결이 보수적인 쪽으로 나오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법률서기들은 자신들끼리만 접속이 가능한 E메일망을 만들어 각 판사실의 동향등에 관해 정보교환을 하고 또 대법관에게 제출하는 판결초안에 관해서도 서로 상의하고 있다는 것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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