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장 5년간모은 적금 성금기탁 『저는 병환중인 아버지와 떨어져 두 동생을 돌보며 사는 여고생입니다. 생활비를 아껴 모은 돈을 보내니 저보다 더 쓸쓸한 소년 소녀가장을 위해 유용하게 써주세요』
지난달말 본사에는 158만6,790원권 자기앞수표가 든 세화여고 3학년 장희재(17)양의 등기우편이 도착했다. 자신도 어렵지만 더 힘든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사연과 함께 5년동안 모은 장학적금을 고스란히 보내온 것이다.
단란하던 장양의 집안에 어려움이 닥친 것은 92년. 천식과 당뇨로 고생하던 아버지 장병준(48)씨가 대장염까지 겹쳐 경기 여주로 내려가면서 장양은 중학생 여동생과 초등학생 남동생을 맡게 됐다. 장양은 아버지의 친구집에 세들어 살며 아버지가 매달 보내주는 생활비 50여만원을 쪼개 5만원씩 적금을 부어왔다.
적지 않은 돈을 선뜻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곳에 눈을 돌리려는 장양의 평소 생활태도 때문. 중학생때인 4년전부터 불우장애인 수용시설인 「신망애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해왔고 1년전부터는 「화성영아원」을 틈나는 대로 찾아가 어린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장양의 장래 꿈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이나 아동학을 전공한 뒤 불우노인이나 아동들을 돌보는 것이다.
장양은 어려운 처지를 친구나 담임선생님에게조차 얘기하지 않았다. 2학년 때 담임 박범수(36)선생님은 『평소 다른 사람을 돕는데 관심이 많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희재가 어려운 생활을 하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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