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맥킨지사 팰튼 서울대표·김용성 선임컨설턴트(한국인터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맥킨지사 팰튼 서울대표·김용성 선임컨설턴트(한국인터뷰)

입력
1998.03.05 00:00
0 0

◎“한국 구조조정 2∼5년 걸릴것” 세계적 경영컨설팅회사인 맥킨지사는 한국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금융경색이 계속돼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전반적인 구조조정에는 최소 2년, 길게는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가장 권위있고 신뢰도가 높은 경영 컨설팅회사」로 꼽은 맥킨지사는 87년 국내에 진출한이후 LG 두산 등 대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등 한국 경제구조의 수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로버트 팰튼 맥킨지 서울사무소 대표와 김용성 선임컨설턴트로부터 한국경제의 구조조정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들어본다.<편집자주>

◎‘금융경색’ 상황 내년상반까지 지속/생산성제고 실패가 위기의 근본원인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촉발된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팰튼:『한국 경제의 조정 기간이 어느정도 걸릴지를 전망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유동성 위기에 처해있다.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브라질 태국 등의 금융위기에 대한 맥킨지의 과거 컨설팅 경험에 비춰볼때 이 위기는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에 현금부족으로 인한 부도사태가 계속될 것이며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속에 소비까지 지나치게 위축될 경우 경기침체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금융경색」 상황은 적어도 올해말에서 내년 6월까지 상당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그 이후 2∼5년간에 걸쳐 장기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구조조정이 얼마나 신속하고 과감하게 이뤄지느냐에 한국경제의 성패가 달렸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이 성공적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안정화에 보다 일찍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한국 경제가 위기를 맞은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김:『생산성을 높이지 못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과거 빠른 속도로 고도 성장을 이룩한 배경에는 풍부한 노동력과 자본의 집중적인 투입이 있었다. 즉 근면성과 높은 저축률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양적인 경제성장은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곡선을 멈추게되고 재도약을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충격이 요구된다. 한국의 경우 생산성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전환시점을 놓침으로써 경제위기를 초래했다. 직접적인 위기는 수익성 낮은 산업구조와 기업 부채비율이 높은 재무구조에서 비롯됐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곧 생산성 문제로 연결됨을 알 수 있다』

 ­지난달 실업자 수가 100만명에 육박, 최대 경제현안으로 등장했다. 실업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은 무엇인가.

 김:『한국은 지금까지 실업문제를 심각하게 경험해보지 못했기때문에 실업증가에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실업에 대한 우려에 비해 실업인력의 재배치 등 대처방안에 대해서는 의외로 무관심하다. 실업해결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제조업 등 산업구조를 강화해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만 제조업체들이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정리하는 현 상황에서 제조업이 다시 살아나기까지는 긴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 발생하는 실업자를 수용할 수 있는 분야는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은 이미 전체 산업에서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비스산업은 최근 외형적으로 커진 것 같아 보이지만 내면의 생산성은 제조업만큼이나 낮은 상황이다. 서비스 분야를 활성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데 단기적인 실업해결의 열쇠가 있다』

 ­맥킨지는 상당수 국내 재벌기업의 구조조정에 깊숙이 간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재벌 구조조정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팰튼:『재벌들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공헌한 점에 대해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재벌기업들이 이룬 놀라운 성장은 재벌구조가 나름의 효율성을 갖고 있음을 입증한다. 그러나 경제상황이 달라지면 기업의 구조와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금융산업 구조의 변화로 은행과 재벌간의 관계에는 앞으로 분명한 선이 그어질 것이고 재벌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 문제 역시 바뀔 것이다. 또한 자본과 시장이 모두 국제화하고 있는 만큼 국제적 규범에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이 부분은 기업이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장학만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