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등 법조 최고위직을 광주고 출신이 휩쓸어 화제다. 전통적으로 영남권이 우위를 점해왔던 검찰 수뇌부를 호남의 명문고 동문들이 「접수」한 만큼 특별한 감회를 느낄 듯도 하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법조 수장들이 광주고 동문 일색이라는 지적을 무시하고 또 다시 동문 법무장관을 임명하는 「무신경」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들은 특히 독립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법조 양축을 특정고 동문들이 차지한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한다. 『과거 TK, PK 인사와 다른 게 뭐냐』는 뒷말도 들린다. 일부에선 『윤관 대법원장과 김태정 검찰총장은 과거정권에서 임명됐으니 이번 장관임명과는 별개로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명하지만 볼멘소리는 여전하다.
법무장관 자리는 통치권자의 뜻을 사법적으로 실현하는 요직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자신의 의중을 잘 아는 측근을 앉히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능력과 소신을 갖춘 인물을 유관기관에 동문이 많다는 이유로 필요한 자리에 못앉힌다면 그 자체가 「역차별」일지도 모른다. 정실이 개입되지 않는 한 동문관계는 오히려 기관간의 관계를 원활히 하고 상호 신뢰와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고교 동문이 법무장관검찰총장을 맡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기수 전임 검찰총장은 안우만 당시 법무장관의 경남고 후배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들은 동문관계의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지연에 얽매인 인사를 했다가 한보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수사책임자인 중수부장을 경질하는 상처까지 입었다. 동문관계는 자칫 「자기편 만들기」와 「상대편 밀어내기」로 지역편중인사를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신임장관은 동문관계에 있던 전임자들의 행태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