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스쿨링은 말 그대로 가정이 학교가 되는 것. 초등학교 공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몇가지 법적인 제재가 따른다. 교육기본법 8조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자녀가 학령아동(만 6∼12세)이 되면 초등학교에 취학시킬 의무가 있다. 이때문에 학령기에 도달한 모든 아동에게는 취학통지서가 날아온다. 이때 만일 자녀가 갑작스런 사고나 질환으로 정상교육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부모가 그 이유를 해당 학교장에게 통보하면 1년 입학 유예가 가능하다.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입학유예는 진단서를 제시하는데 홈스쿨링을 원하는 부모들은 대개 아이의 성장도가 더디다는 이유로 학교장을 설득, 입학유예를 얻어낸다. 입학유예는 연 1회씩 2회까지 가능하지만 이를 어길 때는 감독소홀책임을 물어 초·중등교육법 68조에 따라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된다. 과태료는 2월까지는 5만원이었다.
현재까지 입학유예를 몇 명이나 받았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는 상태. 과태료를 문 학부모도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서울시 교육청의 답변이다. 이곳 관계자는 『의무교육이라고는 하지만 국가가 아동교육 의무를 소홀히 하는 학부모를 일일이 색출해 제재를 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부모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대부분 입학유예를 계속 미뤄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중학 이후의 과정에 대해서는 제재규정이 없다. 다만 뒤늦게라도 대학교육을 받고 싶은 사람은 검정고시를 통해 입학자격을 갖추면 된다.
문제는 또래집단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 사교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 이때는 종교단체나 친목모임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아이들이 공동체 구성원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90년대 대안교육으로 각광… 100만명가량 독학
미국은 전세계에서 홈 스쿨링운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이다. 미국의 홈 스쿨링 현황을 분석한 연구서 「홈 스쿨링」(마랄리 메이베리 편저)을 국내 번역소개한 한국교육개발원 이혜영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현재 100만명 가량의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20년전만 해도 광신도나 이상주의자들에 의해 은밀하게 진행되는 교육행위로 치부되던 홈 스쿨링은 90년대 들어서는 보다 진보적인 대안교육운동으로 대중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미국의 네바다주와 유타주 워싱턴주는 홈스쿨링을 합법화했으며 대부분의 주가 홈스쿨을 취학의무 규정의 예외사항으로 인정하고있다.
홈스쿨을 합법화한 주들에서는 공립학교의 체육프로그램이나 과학실험 음악 미술 프로그램에만 학생들이 따로 등록해 수강할 수있다. 예외사항으로 인정하고있는 주에서도 사립학교와 같은 대우를 한다. 이 학생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는 공립학교에서 실시하는 자격시험에 응시하면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홈스쿨링이 활발해질 수 있었던데는 홈스쿨링 가정간의 광범위한 네트워크 형성이 큰 몫을 했다. 「교육하는 가정(The Teaching Home)」이라는 전문지는 80년 홈스쿨링을 실시하는 한 가정에서 창간된 후 현재 70쪽 두께의 격월간지로 미국내 50개주와 세계 81개국의 홈스쿨링 가정에 배부된다. 집에서 교육하는 방법,교육법에 대한 소식과 연구보고서, 집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방법,10대를 올바로 지도하는 방법 등 실질적 문제를 담고있다. 월간「홈스쿨링 잡지(Home Education Magazine)」 역시 전국에 보급되는 것으로 부모에게 가정에서 실행가능한 구체적인 교수, 학습활동법을 제공한다. 이밖에 「학교없는 성장」「홈스쿨 법정 보고서」「실천적인 홈스쿨링」 「홈스쿨 다이제스트」 등이 전문지로서 전국에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간행물들이다. 네트워크는 인터넷 사용의 확산과 더불어 사이버스페이스에서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인터넷 검색엔진인 야후에 등록돼있는 홈스쿨링 관련 사이트만 144개에 달한다.<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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