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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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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마는 일본 쓰시마(대마도)에서 들여온 구황작물이다. 1764년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조엄이 쓰시마를 지나면서 고코이모(효행우)란 작물의 씨눈을 가져와 부산에서 재배케 했다. 그 뒤 실학자 서유거가 재배법을 출판해 전국에 퍼졌다. ◆고코이모란 한자말 뜻 그대로 효행감자다. 효자마라고도 했다. 기근이 들 때마다 이 척박한 섬에서 고구마를 심은 사람들이 노부모 목숨을 구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 이름이 우리나라에서는 발음이 비슷한 고귀마로 불리다 차츰 음전되어 고구마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옥수수 박사 김순권(경북대) 교수가 북한주민을 기근에서 구출하기 위해 북한형 슈퍼 옥수수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그는 쌀이나 돈을 주는 것보다는 농업기술과 종자개량을 돕는 것이 북한 기근문제 해결의 첩경이라고 말한다. 고기를 주지 말고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자는 말이다. ◆자생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북한과 기후 풍토가 비슷한 강원도와 중국 옌벤(연변)에서 시험재배중인 그는 슈퍼 옥수수가 북한의 기근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반 품종보다 소출이 몇배나 많으니 현재 북한의 옥수수밭 70만여 정보에 잘 심고 시비와 관리만 잘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 사업을 위해 김교수는 오는 13일 국제 옥수수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실향민들과 김수환 추기경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많이 참여할 이 재단은 마땅히 북한의 과학영농을 돕는 범국민 단체가 되어야 한다. 슈퍼 옥수수는 분명히 북한의 「효행 옥수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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