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주총회가 한창이다. IMF 구제금융 지원 이후 열리는 주총들은 선물만 받고가는 「선물총회」나 총회꾼의 선동 아래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주총과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주총은 몇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불가피하다. 첫째,주주들이 점차 자신의 권리에 대해 자각하고 있다. 그간 주주들은 단기매매차익만 노리고 회사의 경영은 지배대주주에게 양보해 왔다. 이같은 무관심은 정부가 경영자 보호를 위해 정책적으로 주주들의 권리행사를 어렵게 만든데도 책임이 있다. 또 주주들이 스스로 어떠한 권한이 있는 지에 대한 정보 부족도 문제였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소액주주권리 찾기에 대한 운동이 진행되고, IMF 경제위기의 핵심 이유중의 하나가 기업지배구조의 문제라고 지적되면서 주권을 제약하던 제도적 장벽들도 무너지고 있다.
둘째,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우리 주주들의 경영에 대한 무관심을 이해하지 못한다. 귀중한 재산을 투자한 회사가 부실 경영으로 큰 손실을 봐도 책임을 추궁하지 않는 것을 보고,『한국 주주들은 주식투자를 단순한 도박행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의문을 갖는다. 「정치인을 뽑을 때의 투표율은 70%에 육박하는데 주총의 참석률은 왜 그렇게 저조한가」라고 생각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주로서 정당하게 기업감독에 나서 우리나라에 열린 경영을 정착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셋째,기관투자자에게 의결권이 부여될 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산재한 소자본을 광범위하게 흡수하여 소액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고객인 소액투자자들을 위해 경영자들을 엄격하게 평가, 감독하고 때로는 책임을 추궁하거나 교체한다.
국민이 뽑은 통치자에게 나라살림을 맡기듯 주주들은 경영자를 선임,회사 살림을 맡긴다. 투표소에서 선거를 하듯 주주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해야한다. 경영진이 경영실적에 대한 보고를 하고 주주들의 재신임을 구하는 회의장이 곧 주주총회이다. 특히 IMF로 인한 경제위기를 벗어나려면 주주들이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경영진을 감독하지 않으면 안된다. 책임있는 경영을 정착시켜야 경영진은 지배대주주의 독단이 아닌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떳떳하게 일할 수 있다.<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연세대 국제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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