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정치인·기업인 인물배합 균형·조화/호흡맞추기 무난/장관들 행정어두워 차관이 현안 챙기는 차관 전성시대 전망 민주적 시장경제로 압축되는 「DJ 노믹스」(DJNomics)를 펼칠 경제팀이 3일 구성됐다.
김대중 정부의 첫 경제팀은 우선 전문관료, 정치인, 업계전문가등 인물의 배합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획예산위원장과 금융감독위원장의 인선이 남아있으나 옛 재무부에서 잔뼈가 굵은 이규성 신임 재정경제부장관과 강봉균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제외하고는 주요 경제부처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정계 학계 재계 출신이다.
비관료출신중에는 김성훈 농림, 배순훈 정보통신 장관 등 해당분야에 밝은 전문가들과 합리적인 성격을 갖춘 인물이 적지 않아 선입관없이 현안에 접근, 팀웍 구축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이장관과 강수석이 차관회의를 주재하는 총리행정조정실장 출신으로 업무조정 및 조직장악력이 뛰어난 편이어서 역대 경제팀중 가장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전망이다. 박태영 산업자원장관 역시 금융계출신의 정치인으로 산업정책이 재정금융문제와 밀접하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지적된다.
또 김영삼 정부당시 소위 「실세」가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경제수석중 어느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주도권이 오락가락해 정책혼선을 빚곤 했으나 새경제팀에서는 그런 잡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처와 청와대경제팀의 좌장격인 이장관과 강수석이 영입케이스인데다, 부총리를 폐지하고 청와대비서관 직급을 차관급으로 낮춘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어느 한 사람이 주도권을 장악하기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점으로 인해 주도권 다툼이 야기될 수도 있어 「경제를 아는」 김대통령의 역할이 주목된다.
경제팀의 정책운영 스타일은 김대통령이 비서실에 대해 참모로서의 역할을 강조해온 만큼 일단 이장관에게서 읽을 수 밖에 없다. 이장관은 88∼90년 옛 재무부장관시절 부실기업정리작업을 마무리하고 「여소야대」정국에서 야당의 지지를 받던 한국은행주도의 한은법 파동을 수습하는등 정치적인 감각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89년 11·14 경기부양조치, 같은해 12·12 증시부양조치 등에서 보듯이 시장에 대한 정부개입을 옹호하는 입장이라는 게 재무부출신들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이장관은 여전히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재경부를 중심으로 경제부처를 조용히, 그리고 확실히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장관은 이날 취임회견에서 『선임부처로서 경제정책의 조율에 힘쓰고 각 부처간의 협력분위기를 조성, 정부 전체적으로 정책의 정합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재벌문제에 대해서도 『재벌개혁 과정에서 빚어지는 마찰을 줄이고 그 희생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추진하겠다』고 언급, 재무관료다운 신중함을 보였다.
이와함께 청와대 수석진에는 금융전문가들이 부족해 외환위기 극복이나 부실금융기관 정리등 현안들은 이장관이 주도할 공산이 크다.
한편 경제부처들이 몰린 과천 관가에서는 차관전성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임 장관들이 전문가들이긴 하지만 행정실무에는 밝지 못해 실무통인 차관들이 현안을 추스르고, 장관들이 외풍을 막는 체제로 운영돼 차관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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