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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놀란 ‘거야 위력’/당분간 ‘외길가기’ 관성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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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놀란 ‘거야 위력’/당분간 ‘외길가기’ 관성 작용

입력
1998.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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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역학이 파워지속 변수 한나라당은 「김종필 총리」 임명동의 무산을 통해 거야의 위력을 유감없이 실증했다. 지금과 같은 결집력이 유지된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여기고 있다. 수의 힘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당장 여야 합의로 임시국회가 열리면 총리임명 동의를 둘러싼 재격돌이 불가피하다. 현재로선 관성의 법칙에 의해서라도 한나라당은 「외길가기」를 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한나라당이 총리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에 들어가면 김대중 대통령까지 위헌논쟁에 휘말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총리서리 체제를 「극복」한다 하더라도 갈 길이 멀다. 당장 추경 국회의 산을 넘어야 한다. 지금이야 임시예산으로 집행하고 있지만 하루가 급하다. 여야간에 의사일정이 합의돼야 국회를 열 수 있는데, 한나라당이 반대하면 뾰족한 방법이 없다. 국회가 열린다 해도 한나라당의 공세가 불보듯 뻔하다. 여당은 3월 경제청문회를 벼르고 있지만,「직무유기」만으로는 과거여당의 책임귀결이 녹록지가 않다.

 필요할 경우 국무위원 해임권도 행사할 수 있고, 법의 제·개정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검찰과 안기부 등 권력기관을 견제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마음만 먹으면 구속된 의원에 대한 석방결의도 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도 가능하다. 조순 총재의 3일 기자회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대통령이 총리서리체제를 강행할 경우 탄핵소추를 추진할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조총재는 『현재로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대통령이 새 정부를 순리적으로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고 한자락을 깔았다.

 한나라당은 정치권 일각에서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있는 표적사정론에 대해서도 『어디 한번 해보라』고 으름장을 놓고있다. 역대정권에서 보았듯이 사정을 추진할 경우 여권쪽에도 일정한 부담을 안게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거대야당의 위력을 제어할 요인은 복잡한 당내구조다. 한나라당측은 『외부압력이 커지면 내부결속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도 이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있어 야권의 위력이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수로 맞설 수밖에 없다」는 한나라당의 대결논리는 3월정국이 파란으로 점철될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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