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할 것인가, 주저앉을 것인가」 무더기로 폐쇄 또는 영업정지된 종합금융사 가운데 유일하게 2일 영업이 재개된 중앙종금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종금의 회생여부는 영업정지중인 금융기관들에는 자신들의 운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다. 구조조정과정에서 추가 영업정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타 금융권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정부로서는 종금사 평가의 신뢰성을 시험받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한번 신용에 금이 간만큼 영업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정상화가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약 석달만에 다시 문을 연 중앙종금은 순조로운 첫발을 내딛었다. 첫날인 2일 1,472억원의 예금이 들어왔다. 3일에도 465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특히 개인예금만 이틀동안 425억원이 늘었다. 물론 그동안 묶여있던 금융기관 콜자금 등이 빠져나가 전체 수신고는 100억원이 줄었다. 하지만 이틀사이 신규예금이 1,917억원이 늘어난 것은 일단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종금은 영업정지되기 전까지만 해도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업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우량업체로 분류됐다. 하지만 기아그룹에 대한 거액대출이 발목을 잡았다. 또 1차 영업정지된 종금사에 빌려준 콜자금이 묶이는 바람에 자금난이 결정적으로 악화했다. 지난해 12월10일 영업정지이후 3조원 가까운 예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개인고객예금은 1조5,000억원이 인출돼 2,000억원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가용자산이 7,000억원대에 달하고 영업구조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을 인정받아 영업이 재개됐다. 저승문턱에서 일단 벗어난 셈이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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