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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이 무너지면 미래도 없습니다”/대한출판문화협회 나춘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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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이 무너지면 미래도 없습니다”/대한출판문화협회 나춘호 회장

입력
1998.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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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출판문화협회 나춘호 회장은 출판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중 하나다. 연일 부도로 쓰러지는 도매상대책을 마련하랴 정부지원을 설득하랴 쉴 틈이 없다. 그를 만나 대책을 들어봤다. ­왜 이런 상황이 온 겁니까.

 『경기침체에 따른 출판계 불황이 작년에 절정에 이른데다 갑자기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괴물이 나타나 출판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었기 때문이지요』

 ­대책이 있습니까.

 『출판계의 자구노력도 중요하지만 돈줄이 막혀 부도에 내몰린 도매상과 출판사들을 위해 정부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주어야 합니다. 일단 1,000억원 정도라도 출판진흥기금을 마련해 지원받을 수 있으면 한 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출판계만 특별히 지원을 해줄 수 있겠습니까.

 『출판은 모든 문화 과학 학술의 근간입니다. 출판이 무너지면 우리는 21세기 정보·지식시대를 헤쳐나갈 자원이 없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5,000억원, 문예진흥원이 2,000억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출판에 대한 지원은 너무 미미했습니다』

 ­정부가 예산에서 한꺼번에 1,000억원을 내놓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자금이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 문제는 중소기업 지원자금의 경우 시설, 자산, 고용인원등 지원기준이 출판사의 특성과 거리가 멀어 실제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출판사가 극소수라는 점입니다』

 ­IMF한파로 책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고 있는데….

 『외국의 경우 학술도서를 중심으로 양서는 공공도서관에서 일정 부수를 구입해줍니다. 우리는 도서관에서 출판사에 책을 기증해달라는 공문만 보내기 일쑤입니다. 좋은 책은 판매에 신경 안 쓰고 내도 될 정도로 도서구입예산을 늘려야 합니다』

 ­전근대적인 유통구조 개선등은 출판계 자체로 해결해야 할 문제 아닙니까.

 『이미 출판물유통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 도매상 통폐합및 구조조정을 추진중입니다. 대통령이 책을 많이 읽고 책의 중요성을 잘 아는 분인데다 새 정부가 문화분야에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했으니까 기대가 큽니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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