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출판문화협회 나춘호 회장은 출판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중 하나다. 연일 부도로 쓰러지는 도매상대책을 마련하랴 정부지원을 설득하랴 쉴 틈이 없다. 그를 만나 대책을 들어봤다. 왜 이런 상황이 온 겁니까.
『경기침체에 따른 출판계 불황이 작년에 절정에 이른데다 갑자기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괴물이 나타나 출판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었기 때문이지요』
대책이 있습니까.
『출판계의 자구노력도 중요하지만 돈줄이 막혀 부도에 내몰린 도매상과 출판사들을 위해 정부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주어야 합니다. 일단 1,000억원 정도라도 출판진흥기금을 마련해 지원받을 수 있으면 한 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출판계만 특별히 지원을 해줄 수 있겠습니까.
『출판은 모든 문화 과학 학술의 근간입니다. 출판이 무너지면 우리는 21세기 정보·지식시대를 헤쳐나갈 자원이 없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5,000억원, 문예진흥원이 2,000억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출판에 대한 지원은 너무 미미했습니다』
정부가 예산에서 한꺼번에 1,000억원을 내놓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자금이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 문제는 중소기업 지원자금의 경우 시설, 자산, 고용인원등 지원기준이 출판사의 특성과 거리가 멀어 실제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출판사가 극소수라는 점입니다』
IMF한파로 책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고 있는데….
『외국의 경우 학술도서를 중심으로 양서는 공공도서관에서 일정 부수를 구입해줍니다. 우리는 도서관에서 출판사에 책을 기증해달라는 공문만 보내기 일쑤입니다. 좋은 책은 판매에 신경 안 쓰고 내도 될 정도로 도서구입예산을 늘려야 합니다』
전근대적인 유통구조 개선등은 출판계 자체로 해결해야 할 문제 아닙니까.
『이미 출판물유통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 도매상 통폐합및 구조조정을 추진중입니다. 대통령이 책을 많이 읽고 책의 중요성을 잘 아는 분인데다 새 정부가 문화분야에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했으니까 기대가 큽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